"아니야!!!!!" 그녀는 한달음에 달려가 침대 위에서 울부짖고 있는 그를 끌어안았다. 그는 머리를 흔들며 그녀를 밀어내며 계속 소리를 질렀다. "거울!" "쉬… 진정해요." 그는 그녀를 매섭게 노려보더니 한달음에 옆방으로 달려갔다. 그가 방문을 열자 가라앉아 있던 먼지가 내려진 커튼을 뚫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햇빛의 공간 사이로 뿌옇게 떠올랐다. 그녀가 그를 뒤쫓아 들어갔을 때 그는 장막으로 가려진 거울 앞에 서 있었다. 그가 장막을 열어젖히자 순간 거울 위로 반사된 햇빛이 두 사람의 눈 위를 고통스럽게 훑고 지나갔다. 다시 눈을 떴을 때 거울 속에는 한 마리의 야수와 마른 빗자루가 서 있었다. 그는 소리를 지르며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내려쳤다. 마치 그 야수를 죽이고 싶은 사람처럼.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무너지는 그의 옷 속으로 손을 넣고 아이를 달래듯 부드럽게 등을 쓰다듬자 그는 익숙한 듯 그녀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이건 악몽이야. 깨지 않는 꿈." "진정해요." "마녀가 사랑을 찾으라 했지만 난 사랑이 뭔지도 몰라… 이런 내가 불쌍하지 않아?" 그녀는 말없이 땀으로 젖은 그의 털을 부드럽게 넘겨주었다.
조용한 아침의 햇살로도 녹일 수 없는 차가운 겨울의 서리가 유리창 위에 눈꽃 모양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시간이 멈춘 공간 속에 서로를 끌어안은 두 사람은 사랑하는 연인처럼 보였지만 그녀는 그의 사랑이 될 수 없었다. 장미가 시들고 나면 그는 사랑을 모르는 채 영원히 괴물의 모습으로 살아갈 것이었다. 그건 자신에게도 내려진 저주였으나 그녀는 자신이 이 저주가 풀리길 원하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그가 눈을 감은 채 말했다. 그녀는 그게 그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감정 표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그저 천천히 그의 등을 쓰다듬을 뿐이었다.
그때 갑자기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집사인 촛대 뤼미에르가 성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누군가 오고 있어요!" 두 사람은 일어나 서리가 내려앉은 창을 문질러 밖을 내다보았다. 하얀 말을 탄 사람이 성 앞의 정원에 도착해 있었다. 말에서 내려 머리 위에 쓴 긴 망토의 모자를 벗자 아름다운 아가씨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오랜 세월 동안 굳어 있던 그의 눈동자에 호기심이 반짝이는 것을 본 순간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틀어막았다. 마른 그녀의 나무 손가락이 퍼석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는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분명 그 도둑놈의 딸이겠지. 겁만 주고 쫓아내야겠어. 저런 인간들은 딱 질색이니까."
그는 어느새 거울 앞에 서서 잠시 털들을 쓸어 넘기더니 어느새 성큼성큼 회랑으로 통하는 계단 쪽으로 사라졌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왜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오는지 알 수 없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