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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불법 주·정차로 몸살, 숨막히는 교통카드 판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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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 함께] 3.3㎥ 공간에 매연·열기 차…여름마다 더위와 사투 벌여

대구 서구에서 교통카드 판매대를 운영하는 허옥란(69'여) 씨는 얼마 전 열사병으로 쓰러졌다. 여름은 늘 덥지만 특히 올해는 인근에 불법 정차한 택시 행렬이 내뿜는 매연과 열기에 현기증이 심해져 병원으로 직행했다. 허 씨는 대구시와 서구청에 찾아가 강하게 항의했지만 "우리 소관이 아니다"는 답변을 듣고 되레 화병만 얻었다.

허 씨의 판매대는 3.3㎥(약 1평) 크기로 소형 실외기 일체형 에어컨만 설치할 수 있다. 하지만 차량 열기가 날아들면 소형 에어컨은 바깥 온도와 비슷한 열기를 뿜는다. 특히 택시가 정차했을 때 열기를 뿜으면 더운 바람과 매연이 판매대 내부로 순식간에 스며든다. 허 씨처럼 판매대 운영자는 여름마다 더위와 사투를 벌이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해 운영자들의 이마엔 주름이 늘고 있다.

대구시는 교통카드 가로판매대 149곳을 관리하고 있다. 저소득층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며 운영자는 사업권을 부여받은 뒤 구청에서 도로 점용 허가를 받고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문제는 판매대가 버스정류장 근처에 자리하고 있어 대중교통 이용객이 모이게 되고 택시도 자연스레 불법 정차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허 씨는 "서구청에서 불법 정차를 경고하는 현수막을 걸었지만 단속은 제대로 안 하고, 해봐야 잠시뿐이다. 계속되는 책임 회피와 보여주기식 행정에 넌더리가 난다"며 "빨리 해결돼서 가로판매대 운영자들이 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행정당국은 어쩔도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구청 건설안전과 관계자는 "구청은 도로를 사유화할 수 있도록 권한만 줄 뿐"이라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도 "구청에서 허가하는 가로판매대 전체 숫자와 교통카드 충전에 관한 사항만 관리할 뿐 운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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