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소연(36)은 차가운 외모 탓에 꽤 많은 이의 미움을 샀다. 과거 드라마 의 악녀 연기가 영향을 미쳤다. 대학에 다닐 때 멀리서 바라봤던 그의 모습도 말 그대로 '도도녀' '차도녀'였다. 말 한마디라도 건네 봤다면 그게 본래 모습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텐데, 그럴 기회는 없었다. 사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오해하고 살던 김소연을 다시 만났을 때, 깜짝 놀랐다. 카메라 속 역할에 몰입했던 김소연과 현실의 김소연은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 최근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서 실제 김소연의 모습이 나타나 본성을 알게 됐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리얼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기 전 그의 모습을 아는 이는 주변인들뿐이었는데, 이제 김소연의 이미지는 과거와는 달라졌다.
실제로 만난 그는 예의범절의 표본이라고 해도 될 만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김소연은 "부모님이 엄격하기도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인사 잘하기로 소문이 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5세 때쯤 동네에서 아는 분들을 10번 마주치면 10번 다 인사를 했다. 너무 인사하고 다니니 날 피해서 다른 길로 돌아다닌 분도 계셨다고 들었다"며 미소 지었다.
과거에는 한 개그 프로그램에 출연해 여배우라면 꺼릴 만한 몸 개그까지 했다. '대폭소'를 끌어냈다. 이로 인해 김소연이라는 배우를 좋아하게 된 이들이 많다. 김소연은 "친근감 가는 연예인이라는 단어가 내게는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예능으로 차이를 좀 줄인 것 같다"고 좋아했다.
과거 신비주의를 생각하기도 했으나 부질없는 짓이었다. 인기와 영예가 계속 이어지리라는 법은 없다. 김소연도 "내 운이 끝났나?"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두드리면 열렸다. 존재를 알렸고 계속해서 팬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김소연은 "행운이고 고마운 일"이라고 짚었다.
최근 끝난 MBC 주말극 에서는 긴 호흡을 경험했다. 8개월 동안 주말마다 시청자를 만난 그는 안타까운 여주인공 봉해령을 연기했기에 감정 소모가 컸다. 그는 "매번 감독님과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게 아니라 올라가고 또 올라가고 있다'고 말하곤 했는데 이제야 무사히 내려온 것 같다"며 "발목 안 다치고 무사히 내려온 것 같아 후련하다"고 만족해했다. 감정 소모와 관련해서는 "1회부터 50회까지 50번은 말할 수 있을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아들 서진이의 죽음의 비밀을 알게 된 뒤 회상 장면과 번갈아가며 드라마를 찍었는데 숨이 잘 안 쉬어지더라고요. 화장실에서 비닐봉지를 뒤집어쓰고서야 호흡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시청자들은 해령이 전 남편(이필모)과 새롭게 사랑하게 된 남자(이상우)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했다. 하지만 김소연은 "한 번도 봉해령의 감정이 이해 안 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한부로 나타난 전 남편에게 돌아간 게 아니라 이 남자가 서진이 아빠라는 게 너무 컸던 것"이라며 "만약 내가 조금 어릴 때였다면 나 역시 봉해령의 감정에 의구심이 들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 나이가 되어 보니 이해가 가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이 드라마를 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불과 작년과 비교해도 지금처럼 봉해령의 선택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는데, 좀 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나이가 더 들면 또 다른 느낌을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생기네요. 시작하기 전에 '엄마 역할을 맡아 혹시나 청춘물을 못하게 되지 않을까' '엄마 역할을 내가 감히 할 수 있을까'와 같은 고민을 했는데, 바보 같은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은 김소연에게 또 다른 인연도 만들어줬다. 그는 동갑내기 이상우와 "좋은 감정으로 만나고 있다"고 소속사를 통해 밝혔다.
진현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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