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녀 변사·아들 사망 사건, 증인·증거 '실종'…장기미제 되나

모자 함께 투신 가능성 커지만, 동기 오리무중…단서 없어 딸 사인 알 수 없는 상황

대구 모녀 사망사건 실종 초등학생 추정 시신이 발견됐다. 28일 오후 대구 달성군 낙동강 사문진교 인근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실종 초등학생 류정민 군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인양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대구 모녀 사망사건 실종 초등학생 추정 시신이 발견됐다. 28일 오후 대구 달성군 낙동강 사문진교 인근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실종 초등학생 류정민 군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인양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msnet.co.kr

경찰이 류정민(11) 군의 시신을 발견함에 따라 모녀 변사와 아들 실종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모녀 변사 사건의 핵심적인 내용을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던 류 군이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이번 사건은 영구미제로 남을 공산이 매우 커졌다.

◆시신으로 발견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 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세요." 11세 소년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글이었다. 경찰은 유서라기보다 단순한 낙서에 불과할 것이라며 7일 동안 수색에 전력을 기울였지만 결국 류 군은 찬 시신으로 돌아왔다. 류 군이 마지막으로 확인된 시점은 지난 15일이었다. 어머니 조 씨와 함께 수성구 범물동 아파트에서 나간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이어 택시를 타고 북부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로 갈아탄 뒤 팔달교 주변에 하차한 것을 경찰이 마지막으로 확인했다. 이후 행적은 드러나지 않았다. 경찰은 23일부터 수배 전단을 배포하고 교육청, 소방서 도움을 받아 조 씨가 발견된 곳을 중심으로 수색했다. 수색견, 소방보트, 헬기 등을 투입하며 낙동강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성과가 없었다. 수색 장기화가 우려되던 수색 7일째인 28일 오전에 어머니 조 씨가 발견된 곳에서 상류로 10㎞ 떨어진 지점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류 군, 부검

경찰은 29일 오전 류 군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부검을 통해 류 군이 사망 후에 강에 던져졌는지, 강에 뛰어든 후 사망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류 군의 시신을 발견한 뒤 곧바로 1차 현장검안을 실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패로 인한 손상 외에 다른 외상은 없고, 모자와 신발 등이 류 군의 실종 당시 착의와 유사하지만 DNA검사를 통해 신원을 명확히 밝힐 계획이며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례 절차는 신원이 확인된 조 씨만 가족에 의해 치러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큰딸 류모(26) 씨로 추정되는 백골 시신은 DNA검사 결과가 나와야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견된 류 군 추정 시신에 대해서도 당분간 장례 절차는 보류된다.

◆장기미제 사건 되나

모녀 변사와 아들 실종 사건은 장기미제 사건으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류 군이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숨진 어머니 조 씨와 큰딸 류 씨의 사망원인과 시기 등 사건 해결을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을 밝혀줄 증인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경찰이 조 씨의 친인척 등 주변 인물을 불러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도 얻지 못했다.

실제 경찰이 조 씨의 시신을 발견한 뒤 조 씨의 통신 기록을 조회한 결과 9일 이후 별다른 통신 기록이 없어 조 씨가 주변인과 연락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 씨의 의료 기록과 계좌를 추적해 추가적인 정보를 얻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엄마가 아들과 함께 강물에 뛰어내렸을 가능성이 크지만, 동기가 무엇인지 알 수 없고 큰딸 류 씨 사인은 더더욱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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