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천시민 철저히 무시 당해"…대책위 "정권 퇴진운동까지 불사"

박보생 시장 "사드 못 막아 죄송"

30일 오후 박보생 김천시장이 시청 2층 회의실에서 국방부의 사드 배치 발표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를 막지 못해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30일 오후 박보생 김천시장이 시청 2층 회의실에서 국방부의 사드 배치 발표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고 사드 배치를 막지 못해 사과한다며 머리를 숙이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롯데골프장이 사드 배치 지역으로 정해졌다는 소식이 30일 전해지자 김천 시민들은 강력 반발했다. 정권 퇴진 불사 등의 표현까지 쏟아내며 저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천시 진보적 성향 단체들로 구성된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는 이날 성명서 발표를 통해 "박근혜 정권의 퇴진과 새누리당 반대운동에 나선다"며 "사드를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 연대해 한반도 평화와 롯데골프장 사드 배치 철회를 꼭 이루어내겠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정부가 지역민과 단 한마디 협의도 없이 밀어붙이고 있다"며 "공식적인 제안도 만남도 없이 김천 시민은 철저하게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김천시 단체들이 중심이 된 성주골프장사드배치반대 김천투쟁위(이하 김천투쟁위)도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드 배치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김천투쟁위는 "국방부가 김천에 선전포고를 했다"며 "철저한 국방정책을 펼쳐야 할 국방부가 성산포대를 최적의 배치지역이라고 발표했다가 제멋대로 롯데골프장으로 번복한 것은 무책임의 극치다. 국방부의 허술한 국방정책이 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투쟁위는 또 "국방부의 주장대로 사드 레이더 전자파가 무해하다면 성산포대를 롯데골프장으로 변경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단식 투쟁을 벌이던 박보생 김천시장과 배낙호 김천시의회 의장도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롯데골프장 사드 배치 결정을 막지 못한 점에 대해 시민들에게 사죄하고, 앞으로 시민들과 함께 절대 포기하지 않고 사드 배치 반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시민들의 단식철회 요구에 따라 단식을 중단하고 시민들과 함께 현장에서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을 하겠다고 했다.

이날 사드 배치 지역으로 롯데골프장이 발표된 직후 김천시청으로 모여든 시민들은 "롯데골프장이 사드포대 배치 지역으로 정해졌다는 소식에 일손을 놓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매일 촛불집회장에 나가면서 좀 있으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라도 가졌는데 이제는 '악'만 남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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