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쯤으로 기억하고 있다. LG그룹 구본무(사진 왼쪽) 회장과 미국의 한 대학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같은 방에서 한 달가량 생활했다. 20대 후반의 구 회장이었다.
당시 구 회장은 1968년부터 1972년까지 미국 오하이오주에 위치한 사립대학인 애슐랜드대학(Ashland University)에서 유학 중이었다. 나는 옛 한국사회사업대학교(현 대구대학교) 교수로 애슐랜드대학에 연수를 나가 있었다. 당시 한국사회사업대학과 애슐랜드대학은 자매결연을 맺은 관계여서 교수들 간 상호연수가 많았다.
사진을 찍었을 때는 구 회장이 졸업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구 회장의 지도교수인 최재형 교수는 나와는 경북고 1년 선'후배 관계이면서 친구 사이다. 그런 우연찮은 연유로 나는 구 회장과 기숙사에서 잠깐이지만 같은 방을 사용하며 생활했다. 최 교수가 아끼는 제자라며 구 회장을 소개해준 것이다.
미국에서 본 구 회장은 대기업 회장의 자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검소하고 수수했었다. 최 교수와 나는 더러 맥주를 한잔하러 다녔는데, 구 회장을 자주 불러 함께 갔다. 교수와 학생이라는 신분이었지만 인성이 좋은 청년이어서 호감이 갔기 때문이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밤에 침대에 누워 동물 얘기를 많이 한 것 같다. 나는 개를 무척 좋아한다. 그래서 개를 키우는 취미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다. 구 회장은 새를 정말 좋아하더라. 내가 개 얘기를 꺼내면 구 회장은 새 이야기로 응답할 정도였다.
이후 연락을 주고받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의 총수와 먼 이국 타향에서 함께 지냈던 추억이 가끔 생각이 난다.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 관장(영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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