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재집권은 어렵다.' 매일신문이 여론조사회사 폴스미스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대구 시민 5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의 메시지다. 조사 결과 새누리당이 내년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집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은 30.5%에 그쳤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권'이란 응답(27.4%)보다 높긴 했지만, 그 차이는 3.1%포인트에 불과하다. 대구가 새누리당의 최대 지지 기반인 점을 감안하면 새누리당이 야권에 소폭 앞선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야권에 밀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대구 민심이 새누리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새누리당이 이를 되돌릴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면 새누리당의 재집권은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 대구와 경북에서의 몰표를 바탕으로 박빙의 승리를 거뒀던 지난 대선 결과에 비춰보면 이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새누리당은 왜 이렇게 옹색한 처지에 몰렸는지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대구에서 새누리당의 장기집권이 빚은 대구 시민의 피로감이다. 선거 때마다 새누리당을 찍었지만, 대구는 달라진 게 없고 새누리당은 오만해지기만 했으니 당연하다. 지난 4'13 총선 공천 파동은 그런 오만의 절정이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그때의 오만에 대한 반감이 식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비리 의혹,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 의혹에 대한 새누리당의 일방적 방어는 그런 반감을 더욱 부추긴다. 두 의혹 사건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할 '비정상'이 활개를 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야를 떠나 엄정하게 사실 관계를 규명하고 비리가 있다면 처벌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갖은 편법을 동원해 진실 감추기에 '올인'하고 있다.
이런 수구적'퇴행적 모습에 대한 반감이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도 분명히 반영됐을 것이다. 이대로는 새누리당에 희망이 없다. 텃밭인 대구에서 민심이 떠나가고 있는데 어떻게 대선에서 이기겠는가. 새누리당은 대구 민심이 보내는 경고음을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그리고 바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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