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눈뜬장님 촘스키

언어학자에서 좌파 지식인으로 변신한 노엄 촘스키는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다. 국내에서도 추종자가 많다. '좌빨'들에게 특히 그렇다. 자기들 입맛에 맞는 말만 뱉어내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그는 매우 '비양심적'이다. 자기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사실 왜곡과 진실 가리기를 서슴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가 '킬링필드 미국 책임론'이다. 폴 포트의 크메르루주 정권이 양민 200만 명을 학살한 이 죄악에 대해 촘스키는 처음에는 '학살은 없었다"고 부정했다. 서구 선전기관이 날조한 얘기라고 했다.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자 "소규모 살인은 있었다"고는 했다. 하지만 그것이 "서구에 의해 과장되어 이용됐다"고 했다.

학살이 '소규모'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도 진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미국이 일으킨 전쟁으로 농민이 잔혹해진 때문"이라고 했다. 킬링필드의 진상이 확인돼도 그랬다. 사과는커녕 진범은 미국이라고 했다. 크메르루주의 범죄는 미국이 학살을 선동적으로 과장하고 유도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폭력에 대해 철저히 이중잣대를 들이댔다. 우파의 폭력은 범죄이고 좌파의 폭력은 사르트르류의 '진보적 폭력'이라는 것이다. 촘스키는 베트남 통일 후 베트콩(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의 지주(地主) 학살을 그렇게 옹호했다. "테러를 사용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질문해야 한다. 만약 테러를 사용하지 않아 베트남 농민이 필리핀 농민과 같은 상태로 남는다면, 테러는 정당하다고 생각한다." "흰 장갑을 끼고 혁명을 할 수는 없다"는 트로츠키의 '폭력 철학'을 충실히 이어받았다.

촘스키가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한 데 이어 이번에는 사드 국내 배치에 시비를 걸고 나섰다. '평화운동가'란 사람들과 관련 단체가 지난 10일 발표한 사드 배치 반대 성명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들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면서도 사드 배치를 불러온 북한 핵무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다. 그리고 중국이 한국을 겨냥해 지린(吉林)·산둥(山東)·랴오닝(遙寧)성 등에 배치한 미사일에 대해서도 그렇다. 사드를 배치하려는 한국과 미국만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해치는 '나쁜 놈'이다. 뻔히 보이는 진실을 보지 못하는, 아니 보지 않으려는 '눈뜬장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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