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을 보호하려는 노력 필사적
청와대'여당 국정 내팽개치고 방어
정부'재벌 움직이는 힘은 청와대뿐
여인의 정체, 朴정권 최대 미스터리
요즘 SNS에서는 난데없이 해시태그 붙이기가 유행하고 있다. 이 운동(?)은 실은 청와대의 우병우 수석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분이 워낙 '적반하장'의 권법이 출중해 정권에 불리한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또 다른 지엽적이거나 자극적인 사건을 일으켜 수세를 공세로 전환하는 신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걸 보다 지친 누리꾼들이 이런 해시태그를 달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최순실은?'
"도대체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누구인데, 나라를 불신과 불통의 아수라장이 되게 해놓고 정작 당사자는 말 한마디 없느냐." 새누리당의 김용태 의원이 한마디 하고 나섰다. 내 말이 그 말이다. 도대체 최순실이 누구길래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국정까지 내팽개치고 보호하려 드는 걸까? 최순실이라는 여인의 정체는 세월호 때 사라진 대통령의 7시간과 더불어 이 정권의 최대 미스터리로 남을 모양이다.
불똥은 이화여대로 튀었다. 이화여대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를 입학시키기 위해 특혜를 주었고, 수업을 안 들었는데도 학점을 받게 해주고, 심지어 학칙까지 고쳐가며 그녀의 제적을 막아줬다. 그러는 사이에 이화여대는 프라임(PRIME) 사업과 코어(CORE) 사업 등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 9개 중 8개에 선정되어 178억원을 지원받았다. '이화여대가 아니라 순실여대'라는 비아냥이 나올 만도 하다.
현재 최순실 씨 부녀는 독일의 방 20개짜리 호텔을 통째로 빌려 투숙하고 있다. 이 호텔을 빌릴 때 문제가 된 K스포츠재단의 직원들이 함께 움직였다고 한다. 그렇게 지원인력과 더불어 체류하는 비용은 한 달에 대략 1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언론에서는 그 비용의 출처가 K스포츠재단이 아닌지, 나아가 K스포츠재단 자체가 애초에 정유라 씨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나는 이 의혹이 대체로 사실일 거라 믿는다. 최순실 씨의 딸이 이화여대에서 저런 특혜를 받으려면 대학 측에 뭔가를 줘야 한다. 그런데 그것을 주려면 교육부를 움직여야 한다. 그뿐인가? 박경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K스포츠재단과 쌍둥이인 미르재단이 "전경련을 통해 대기업의 발목을 비틀어서 450억~460억원을 내는 것으로 굴러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와 전경련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사실 사건 자체는 대단한 게 아니다. 최순실 씨는 그저 자기 딸이 좋은 대학에 적을 두고, 승마선수로서 좋은 말을 타고 좋은 곳에서 좋은 코치 밑에서 훈련받게 해주었을 뿐이다. 하지만 언론에서 제기하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 환경을 실현하는 데에 동원된 수단이 어마어마한 셈이다. 상식적으로 정부와 재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진 곳이 어디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청와대밖에 없다.
도대체 최순실은 누구인가? 아무 직함도 없는 그녀가 어떻게 그렇게 막강한 힘을 업을 수 있을까? 그녀는 최태민 목사의 딸로,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게 '영혼의 친구'가 되어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진실한 사람"의 이상적 모델이 아마 최순실 씨였을 것이다. 최순실 씨의 막강한 힘은 그녀에 대한 대통령의 전적인 신뢰에서 나왔을 것이다.
어느 정권이나 집권 말기에는 측근 비리가 터져 나오곤 했다. 하지만 이번 정권 아래서 대통령의 가족들은 비교적 조신하게 살았다. 그 비리가 이번 정권에서는 가족 대신에 최순실 사건으로 터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녀가 대통령에게 가족 못지않게, 혹은 가족 이상으로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그녀를 보호하려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의 노력은 가히 필사적이라 할 정도다.
그냥 털고 넘어가면 안 되나? 경제도 위험하고, 안보도 위태롭고, 콘크리트 지지율마저 무너진 상황에서 집권여당의 '국정목표'는 오직 하나 최순실 방어에 있는 듯하다. 최순실이 대통령의 또 다른 자아(alter ego)라는 얘기다. 덮어도 덮어도 새 의혹이 터져 나오니, 또 종북몰이를 시작했다. 제 버릇 개 못 주니 하게 내버려두자. 하지만 이렇게 묻는 것을 잊지 말자. "근데 최순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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