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본 장식수레축제 주목하는 청송…행렬축제 콘텐츠 개발 나서

도호부사·수달래축제에 이어 내달 도깨비춤퍼레이드 예정

15, 16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에서 가와고에 장식수레축제가 열렸다. 장식수레라는 전통을 재현해 행렬행사를 진행하는 이 축제는 모든 것을 주민이 이끌고 있다. 이틀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며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전종훈 기자
15, 16일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에서 가와고에 장식수레축제가 열렸다. 장식수레라는 전통을 재현해 행렬행사를 진행하는 이 축제는 모든 것을 주민이 이끌고 있다. 이틀간 100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며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전종훈 기자
주민들은 가판대를 설치해 자신들이 생산한 과일 등을 판매한다. 사과를 먹기 좋게 나무젓가락에 꽂아 판매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주민들은 가판대를 설치해 자신들이 생산한 과일 등을 판매한다. 사과를 먹기 좋게 나무젓가락에 꽂아 판매하고 있다. 전종훈 기자
마을 일반상가에 상품이 진열된 모습.
마을 일반상가에 상품이 진열된 모습.

청송군이 전통을 살린 행렬행사에 집중하며 관광산업의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청송은 지난해 10월 청송문화제에서 조선시대 청송도호부사 행렬을 처음으로 재현했다. 조선시대 경상도 7대 도호부(창원'김해'영해'밀양'선산'대구'청송) 중 한 곳이었던 청송은 세종대왕비 소헌왕후(청송 심씨)의 내향(內鄕'왕비의 친가가 있는 고을)으로 왕명에 의해 437년간 도호부라는 지명을 가질 수 있었다.

이날 청송도호부사 행렬에는 주민 300여 명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아직 행렬 형태나 복식 등에 대한 역사적 고증이란 숙제가 남아 있지만 첫 시도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5월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열리는 수달래축제에도 행렬행사가 있다. 주왕산 곳곳의 설화를 바탕으로 주왕과 마장군, 연화공주 등을 재현해 퍼포먼스와 함께 행렬을 진행한다. 이 행사에는 주왕산 상의리 주민과 국립공원 자원봉사자 등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호응을 얻고 있다.

최수도 청송군 축제담당은 "다음 달 4~7일 청송사과테마공원에서 열리는 청송사과축제에도 청송의 대표 농산물인 사과와 농민 등을 주제로 한 '사과도깨비춤퍼레이드'를 진행한다"며 "주민들이 창의적으로 구성한 마당극 형태의 퍼포먼스가 함께 어우러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송군은 행렬행사를 관광산업과 연계한 선진 사례로 일본 사이타마현 가와고에시의 장식수레축제를 주목하고 있다. 도쿄 북쪽에 인접한 사이타마현의 남부에 있는 가와고에는 에도(현 도쿄) 시대의 정서가 살아 숨 쉬는 전통도시로 작은 에도라고도 불린다. 1893년 가와고에는 큰 화재가 발생해 수백 년 된 전통가옥이 모두 소실되고 1792년에 지은 건물 하나만 남게 됐다. 이후 지역민들이 하나 남은 건물을 모델 삼아 옛 모습을 재현했지만 1945년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치르면서 또 한 번 소실되고 말았다. 1975년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다시 세워진 것이 지금의 가와고에 건물들이다. 다행히 두 번의 난리에도 유일하게 보존된 건물은 현재 가와고에 박물관으로 조성돼 있다.

지난 15, 16일 이곳에선 가와고에 장식수레축제가 열렸다. 국가지정 중요무형민속문화재인 이 축제는 에도 시대인 1648년 마을의 수호신 히카와 제례에 원형을 두고 있다.

가와고에 장식수레축제의 출발은 전통의 복원이었다. 매년 고증을 통해 수레장식부터 복식, 행렬 등을 복원해 행사를 했고 자연스럽게 축제로 발전했다. 지금은 명실상부한 일본 3대 축제로 이름이 나 있다.

축제에 쓰이는 장식수레는 10개 마을에서 자신들이 지켜온 방식대로 치장한 것인데 그 모양과 색이 전혀 다르다. 5t 화물차량 크기만 한 2층 구조의 수레에 각종 악기와 인형 등을 달아 외형을 꾸몄다. 수레에는 보통 악사와 무용수 등이 올라 전통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춘다. 축제를 앞두고 각 마을 연주자와 무용수는 수일에서 수개월까지 연습을 통해 축제의 공연을 완성한다. 수레의 앞뒤에는 동아줄을 달아 100% 수동으로 수레를 움직인다. 수레의 상판은 360도 회전할 수 있어 행렬 중간에 교차로를 만나면 진행 방향의 양옆이나 정반대 방향으로 수레를 틀어 관광객들에게 공연을 보여주기도 한다.

가와고에 축제는 행렬행사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지만 정확한 고증을 거쳐 매년 성장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올해도 이틀 동안 100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특히 축제 기간 동안 가와고에의 문화와 역사, 생활까지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면서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식료품점이나 칼 판매점, 방앗간 등 일상 생활용품점 상인들은 축제에 어울리는 장식과 복장, 심지어 말투까지 축제의 분위기를 녹여냈다. 또 주민들은 이 기간에 가판대를 설치해 저렴한 가격으로 전통음식부터 길거리 간식까지 푸짐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일반 가정집도 대문에 포스터나 장식품 등을 걸어 마을 전체가 축제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 때문에 축제 기간 모든 상점의 매출이 평소보다 10~20배 정도 상승한다는 것이 가와고에 축제협찬회의 설명이다.

마츠모토 고지(72) 가와고에 축제협찬회 관계자는 "축제의 준비부터 진행까지 모든 것을 주민들이 스스로 진행한다"며 "이틀 동안 가와고에시 전체에 화려한 축제의 옷을 입혀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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