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민정수석 사태 이어 악재
미르재단 등 비선 실세 의혹 난무
총애하는 사람 목 날릴 용기 갖길
박근혜 대통령님, 지난주 지지율은 25%까지 떨어졌습니다. 지금처럼 우병우 민정수석 퇴진을 계속 미루거나, 대통령 곁에서 국정을 농단한 의혹이 짙은 최순실 등을 당장 독일에서 불러들여 수사를 받도록 올곧게 대응하지 않으면 현 지지율도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처갓집 부동산 매매와 관련해서 우 수석이 유죄냐 무죄냐 하는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미 우 수석으로 인해서 대통령께서 큰 상처를 입었으니까요. 수상쩍다 싶은 인물이 대통령 곁에 계속 있기를 기다려줄 만큼 '대통령의 시간'은 충분하지 않습니다. 곧 대선 정국이니까요. 그런데도 우 수석을 고집하는 것은 민심과 각을 세우는 무모함이 아닐는지요.
통치를 하다 보면 지지율은 등락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은 사회당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층인 노동자들이 싫어하는 노동개혁을 추진하면서 지지율이 바닥입니다. 그래도 겁내지 않습니다. 해야 할 일을 하니까요. 현직 대통령이 지지율에 일희일비한다면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고, 영토를 보존하겠습니까.
그러나 미르'K스포츠재단처럼 대통령의 비선 실세와 연루된 의혹으로 인해 등 돌리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은 위험합니다. 유승민 공천 파동 때처럼 뭉그적거리다가 실기(失機)한다면, 다시 한 번 국정 동력을 회복하리라는 꿈은 멀어질 테니까요.
나라 걱정에 밤잠을 잊는다는 대통령이 야당에게는 막말을 듣고, 국민들에게는 신뢰를 잃어버리고, 내부에서는 고발이 이어진다면 다 무슨 소용입니까. 정권 교체를 과신하는 촉 바른 야당 세력들은 현직 대통령을 향해 '삶이 공갈'(김용민, 전 나꼼수 진행자)이라거나 '죄의식이 없는 확신범'(노회찬 의원) 혹은 '파란 집서 감옥갈 분'(정봉주 전 의원)이라는 막말과 협박을 쏟아냅니다. 자칭타칭 방송인 김갑수는 내년 대선 정국에 "내란에 준하는 사태나 교전, 유력 후보의 암살이 있을 수 있다"고 책임지지 못할 말을 뱉어냅니다. 아무리 봐도 비정상입니다.
대통령 모욕을 예사로 해대는 패거리에 앞서서 영(令)을 세우려면 '비선 실세' 의혹부터 확실히 하십시오. 살아 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검찰에게만 맡겨두지도 마십시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의혹을 수사할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에 힘을 실어주십시오.
손자병법을 쓴 손자(孫子)가 오왕 합려의 궁녀들로 여군(女軍)을 만들려는데, 궁녀들이 군령을 따르지 않고 깔깔대기만 하자 왕이 총애하는 두 궁녀의 목을 베어버린 것처럼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혼돈의 나라를 바로 잡는 일은 다른 나라와의 전쟁보다 더한 싸움입니다. 두 재단을 퇴임 후를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문화 융성과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서 순수하게 만들었다면 수사팀에 전권을 주십시오.
세상은 보기에 따라서는 온통 송(訟) 덩어리입니다. 장점이 단점으로 둔갑할 수도 있고, 착하게 살다 보면 손해를 보기도 합니다. 한때 '대통령의 마음'을 얻었다고 절제하지 않고 사리사욕을 챙기며 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비선이 있다면 칼같이 잘라내야 합니다.
친인척 비리를 막기 위해 설날 떡국 한 그릇도 동생들과 청와대에서 같이 나누지 않는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을 못하겠습니까. 처음 대구 달성군에서 국회의원에 나올 때 강력한 여권 후보로 DJ가 밀던 엄삼탁 후보를 꺾는다고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때의 초발심으로 돌아가십시오. 의혹을 털어버리고, 국민을 믿으십시오.
약한 사람(지지율이 낮은 대통령)이 대중을 설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주역의 '소축'(小畜) 괘처럼, 진심으로 꾸준히 하면 반드시 그 성과를 보실 것입니다. 더 이상 흔들리지 말고 국민만 바라보며 올곧게 나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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