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교육연극과 인성실천문화

각급 학교를 방문할 때 느끼는 과거와는 가장 달라진 점은 문화예술 교육이 풍성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연장에 가야 볼 수 있었던 다양한 문화예술 공연들을 학교에서 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도 관객이나 구경꾼에 머물렀던 학생들이 직접 공연이나 전시의 주인공으로 참여하며 그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2015개정교육과정' 내용에서 보더라도 인문학적 소양 함양을 위해 연극을 정식 과목으로 배정했다. 대학 진학을 위해 입시 위주의 공부를 하던 고등학교에도 연극이 필요하다는 것을 국가가 인정한 것이다. 초'중학교의 국어 교과에도 체험중심의 연극 단원이 들어가고, 고교에는 그간 음악과 미술에 한정되어 있던 선택과목으로 연극이 개설된 것이다. 또한 2016년부터 시행된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문화예술 교육이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문화예술 활동 중에서도 연극 활성화는 단연 학교 교육의 변화를 실감 나게 하는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학생들은 대본을 쓰고, 무대를 구상하고, 배우로 연기하면서 습득한 지식을 활용하고 급우들과의 우의를 다지는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종합예술의 결정판으로 인정받는 연극은 선진국에서는 가장 보편화된 교과목이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국가에선 모국어 다음으로 중요하게 가르치는 과목이 연극이다. 연극이 이렇게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연극이 가지는 학문적 특성과 학생들의 인성 함양에 필요한 협동심과 배려 등을 몸으로 배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분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 교육에서도 이제는 주입식 교육, 경쟁 중심의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자신의 꿈과 끼를 살린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활동을 통한 올바른 인성교육으로 교육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다. 즉 오늘날의 교육은 과거의 방향과 방법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인성, 인간다움을 교육하고자 하는 몸부림이라고 하겠다.

이제, 인성이 진정한 실력이 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학교-가정-사회의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만드는 인성교육 범국민 실천 운동을 하면서, 문화예술가들과 많은 만남을 통해 깨달은 것은 인성은 실천을 통해 내면화되고 구성원 모두가 인성역량이 키워지면 밝은 세상이 된다는 것이다.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능력이나 갈등해결 능력과 같은 통합된 인성능력을 키우는 데 교육연극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반가운 것은 11월 대구에서 교육연극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이다. 수년 전부터 학교들이 교육연극 전문가들과 함께 직접 창작하고 연습해 온 작품을 연말 공연 형식으로 무대에 올려 왔는데, 이것을 교육부와 대구시교육청이 높이 평가하여 교육연극축제로 승화시킨 것이다.

대구에서 시작된 교육연극축제는 우리나라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교육연극은 단순히 연극인을 양성하는 연극교육과는 다르다.

연극'뮤지컬이라는 종합예술을 통하여 사고하고 협동하면서 결과물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교육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에 점차 익숙해져 가는 오늘날, 함께 배우며 나누는 경험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러한 경험의 장을 연극이라는 예술 활동을 통해서 펼치는 셈이다. 대구에서 시작된 교육연극축제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나아가 국제교육연극축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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