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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산문화회관 기억공작소, 오쿠보 에이지의 '지구를 걷는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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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걷기가 미술'일까…20.5㎞ 작품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오쿠보 에이지 작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오쿠보 에이지 작가.

귀화 김충선의 길 따라 걷기

나뭇잎·흙 전시해 삶을 표현

일본서의 230㎞ 작품도 함께

봉산문화회관이 기획한 기억공작소의 올해 다섯 번째 초대작가는 자연을 배경으로 한 대지미술과 각종 오브제 작업, 설치, 프로젝트 등으로 알려진 오쿠보 에이지이다.

봉산문화회관 2층 4전시실. 전시실 입구에는 오쿠보 작가가 대구 봉산동에서 달성군 가창면 우록동까지 20.5㎞를 걷는 장면을 보여주는 작은 모니터와 작가가 살고 있는 오사카의 종이지도 위에 평소 걸었던 경로를 그린 드로잉, 일본 도쿠시마에서 남쪽으로 140㎞를 걷고 다시 서쪽으로 96㎞를 걸으며 끌었던 나무조각과 닳은 나무의 단면을 인장(印章)처럼 찍은 종이 작품, 그리고 길을 걸어가면서 채집한 오브제를 콜라주한 화첩이 보인다.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면 시코구의 길을 걷는 동안 채집한 오브제를 콜라주한 작고 오래된 책 10점과 지도 드로잉 1점이 있다. 또 정면 벽과 그 맞은편 벽면에는 130×87㎝ 크기의 사진 작품도 보인다. 오쿠보 작가가 촬영한 우록동의 자연풍경 사진 위에 현장에서 채취한 흙으로 '수평'과 '수직'을 상징하는 사각도형을 드로잉한 것이다. 이 드로잉의 오른편 벽에는 봉산동에서 우록동까지 걸어가며 줄로 묶어 끌고 간 나무조각 2점과 나무조각이 닳기 전후의 단면을 인장한 종이가 있다. 그리고 우측 아래에는 걷는 도중 채취한 흙과 나뭇잎을 콜라주한 화첩이 1.5m 정도 길이로 펼쳐져 있다. 또 우록동까지 걸으며 채집한 깃털, 날개 조각, 쇠조각 등 오브제를 작은 투명비닐에 담아 벽에 설치한 작품도 보인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행위인 '걷기'가 미술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오쿠보 작가가 걸어간 길은 임진왜란 때 조선에 귀화해 우록동에서 삶을 마감한 일본인 김충선 장군의 흔적이 남아 있는 길이다. 오쿠보 작가는 지난달 김충선이 걸었던 길을 따라 나무조각을 단 줄을 끌고 걸으면서 길이나 주변에 있는 돌멩이, 나뭇잎, 흙 등 오브제를 채집하고 사진도 찍었다.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은 그 결과물을 시각화한 것이다.

오쿠보 작가는 "나는 시간과 장소(환경)를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둔다. 나에게 '걷기'는 '미술' 그 자체"라면서 "이번 우록동으로 가는 길은 일본에서 바다를 넘어 우록동에서 삶을 마친 김충선, 그가 간 길을 나 또한 '걷기'를 통해 그 흔적, 시간, 공간을 나무조각, 나뭇잎, 흙 등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2월 25일(일)까지.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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