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에서 졸지에 성추행범으로 내몰렸던 한 중학생이 검찰 수사로 혐의를 벗었다.
억울한 누명은 벗었지만, 야구선수를 희망하던 학생의 꿈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
12일 경기 파주경찰서와 서울 남부지검 등에 따르면 파주의 한 중학교에서 야구부 활동을 하던 A(15)군은 지난해 말부터 같은 야구부 동급생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경찰 조사결과 B군 등 6명은 A군을 툭툭 건드리며 때리고 놀리다 지난 1월 베트남 전지훈련을 계기로 상습적으로 폭행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약 1개월간의 전지훈련 기간에 A군을 수시로 방에 가두고 주먹으로 때리거나 발로 찼다. 또 밥을 30초 만에 먹도록 강요하거나 밥에 젖은 휴지를 던져 넣어 못 먹게 하는 등 괴롭혔다.
이 같은 사실은 A군 부모의 신고로 알려졌고 경찰은 혐의 내용을 확인해 지난 4월 B군 등 6명을 상습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했다.
가해 학생들은 학교로부터도 출석정지와 봉사활동 등 징계를 받았지만 A군은 학교에 남아있기 힘들어 서울로 전학을 선택했다.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4월, A군이 한 살 어린 후배들을 성추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되며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A군이 속했던 야구부 소속 C(14)군 등 5명의 부모는 A군이 올해 초 야구부 샤워실과 베트남 전지 훈련장 등지에서 후배들을 껴안거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추행했다고 고소했다.
A군은 "후배들이 덩치가 더 커 가끔 나를 때릴 정도였는데 어떻게 추행할 수 있냐"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A군의 부모 역시 "아들에게 폭력을 가한 학생들 부모가 전학까지 간 아들을 괴롭히기 위해 꾸민 일"이라고 주장했다.
A군은 이 때문에 다시 약 7개월간 파주경찰서와 서울 남부지검을 오가며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러다 마침내 지난 8일 검찰의 불기소결정으로 혐의를 벗었다.
검찰은 C군과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신빙성이 부족하고, 죄를 입증할만한 다른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누명은 벗었지만 A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온 야구선수의 꿈을 사실상 포기했다.
A군의 부모는 "학교, 야구부 코치진, 학부모들이 함께 한 학생의 꿈을 짓밟은 것"이라며 "아들을 성추행범으로 내몬 이들에 대해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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