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물시장은 연평균 6.5%씩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25년 기준 8천650억달러(1천38조원)까지 급성장해 21세기를 주도할 블루골드 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에 경상북도는 지난해 물 올림픽이라 불리는 세계물포럼의 성공적 개최를 바탕으로 경북을 세계적인 물산업 중심지로 부각시키고, 물산업을 미래 경북의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이른바 규모화, 세계화, 선진화 등 3대 전략으로 오는 2018년까지 북부권, 서남부권, 동해안권 등 3개 권역에 걸쳐 총 6천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규모화를 통해 플랜트 등 물산업 영역을 확대하고, 세계화를 통해 물기업의 해외 진출을 도모하며, 선진화를 통해 상하수도 시설의 경영 효율화를 이끌어낸다.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도전
경북은 물산업 규모화의 출발점으로 이른바 '구미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시범단지 조성사업' 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와 구미시가 공동으로 내년 2월까지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의 골자는 고순도 공업용수의 중앙공급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공장 가동의 가장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는 '용수'로, 불순물을 최소화한 고순도 공업용수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받고 있다. 세계 고순도 공업용수 시장은 2010년 29조원에서 2025년 68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은 2010년 1조1천억원에서 2020년 1조7천억원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고순도 공업용수를 사용하고 있다. 구미산단의 경우 LG디스플레이, LG전자, 아사히글라스 등이 자체 설비를 통해 고순도 공업용수를 쓰고 있으며, 별도 부지 확보와 소규모 생산에 따른 비용 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고순도 공업용수 국산화 시범단지는 중앙공급체계 구축을 통해 이 같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경북도와 구미시, 한국수자원공사가 직접 인프라를 구축해 개별 기업에 공급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기업 간 중복투자를 방지할 수 있고, 기업들은 시설 설치에 필요한 부지를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고순도 공업용수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구미 하이테크밸리(5공단)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구미는 신규 산업단지 입주 계획과 함께 첨단 전자, 탄소 소재 등에 걸쳐 고순도 공업용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5공단엔'도레이첨단소재㈜'가 이미 입주를 확정했고, 하이테크밸리 특성상 첨단 산업체 입주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
◆물기업 해외 진출 프로젝트
경북 물산업 세계화의 첨병은 '물기업'이다. 경북도는 올해부터 물기업 해외 진출 프로젝트를 도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경북은 낙동강 700리, 백두대간 청정수, 동해안 해양 물산업 등 권역별 물산업 인프라가 우수하고, 물 분야 강소기업이 밀집해 있다.
이에 경북도는 물산업을 경북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자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수출 중심 정책을 개발했다. 수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물기업을 선도기업으로 지정해 기업 맞춤형 수출을 지원하고, 해외 판로개척을 위해 베트남 해외시장개척단 파견과 물산업 전시회 참가를 지원하고 있다. 4월 베트남 해외시장개척단에 참여한 물기업들은 수출상담회에서 만난 바이어와 지속적인 수출 협의를 진행, 추가적인 수출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경북도는 제품경쟁력 강화를 위해 R&D 산학연 매칭사업과 함께 물기업 간 소통과 협력을 위한 선도기업 협의체를 구성하고, 새마을세계화와 연계한 협력사업도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물산업 선도기업을 현재 10개사에서 20개사로 확대해 맞춤형 수출을 지원하고, 해외시장 판로 개척과 산학연 R&D 매칭사업을 확대해 베트남에서 열리는'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기간 중 수출상담회와 선도기업 제품 전시회를 가질 계획이다.
경북도와 대구시가 올해부터 공동으로 개최하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orea International Water Week) 또한 경북 물산업 세계화에 이바지할 수 있다.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은 지난해 대구경북이 공동으로 개최한 제7차 세계물포럼의 성과를 이어가고자 경상북도, 대구시, 국토교통부, 환경부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지난달 19∼22일 대구 EXCO에서 제1회 대회가 열렸고, 내년 2회 대회는 2017년 9월 20일부터 23일까지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다. 세계 물 이슈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함께 물 산업 육성 및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확대하기 위한 전시회, 세미나 등을 진행한다.
경북도는 이번 국제물주간 특별 프로그램으로 '새마을 세계화와 물 협력', '물산업 기술혁신을 위한 산학연 매칭을 개최해 눈길을 끌었다.
◆상하수도 시설 선진화
과거 물산업은 상하수도 등 공공 부문 인프라 구축에 한정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물 재이용 등 수처리 기술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경북도는 물의 재이용 촉진을 통해 물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도모하는 한편 상하수도 보급률 향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구미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버려지는 하수를 재이용해 구미국가2'3단지에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구미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사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 사업은 하수처리수 재이용 민간투자사업 추진계획에 따라 지난 2009년 구미시가 대상 지역으로 선정된 이후 경북도가 기획재정부, 환경부 및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7년 만에 본격화했다.
2018년까지 총사업비 1천10억원을 투입해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한다. 주요 시설로는 공급관로 9.6㎞와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한 전처리분리막, 역삼투설비 등을 설치하며 재이용수 생산능력은 하루 9만t에 달한다.
이번 사업을 마무리하면 구미 국가산업단지의 물 부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간 43억원의 공업용수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양질의 공업용수를 보다 저렴하게 공급해 구미 국가산업단지 기업체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앞서 경북도는 지난 2010년 칠곡군을 시작으로 9개 하수처리장에 하루 28만2천700t 규모의 재이용시설을 준공해 농'공업용수 등으로 공급하고 있다. 2014년 7월 완공한 포항 하수처리수 재이용시설은 전국 최대규모를 자랑하며, 포항철강공단 등에 하루 10만t 규모의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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