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PP 사실상 폐기, 한미 FTA에 직격탄?

오바마 행정부 의회 비준 포기…트럼프 재협상 방침 세워, 年 1조원 수출 감소 전망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자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TPP 의회 비준을 포기한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도 재협상'폐기 등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오바마 미 행정부, TPP 비준 추진 포기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무역협정'을 목표로 미국과 일본 등 12개국이 타결한 TPP가 오바마 행정부에서 끝내 의회 비준을 받지 못하게 됐다. 13일 미국 민주'공화당 지도부가 대통령 선거의 여파로 TPP 비준 절차를 더는 진행하지 않겠다고 백악관에 통보했고, 오바마 행정부 관리들도 현재로서는 더 진척시킬 방법이 없음을 인정했다. TPP는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해온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한 축으로 이란 핵 합의, 파리 기후변화협약 등과 함께 그의 대표적 업적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트럼프의 당선으로 TPP 체결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가 선정한 최우선 추진할 과제에 'TPP 폐기'가 적시된 것도 TPP 폐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불공정한 무역협정 때문에 미국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비판하면서 기존 무역협정들을 재협상하고, 특히 "TPP는 미국에 재앙이다"며 "즉각 탈퇴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다음은 '한미 FTA' 폐기?

한미 FTA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일자리 킬러'라고 공공연히 주장해온 한미 FTA의 경우 인수위가 구체적인 시점을 못 박지는 않았지만 재협상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한미 FTA 영향으로 한국이 미국보다 2배 무역수지 흑자를 보고 있다.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지역 경제에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FTA 발효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대구경북의 경우 연간 1조원가량의 수출 감소와 5천억원가량의 수입 감소가 예상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가 전체로도 5년간 33조가량의 수출 감소와 24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미 재계에 한미 FTA 장점 알리기에 나서고 민관 합동 협의회 운영을 결정하는 등 정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3일 통상'교역 관련 실국장 회의를 열고 통상산업포럼 산하 대미 통상 분과회의를 '대미통상협의회'로 확대 개편했다. 산자부 장관과 무역협회장이 공동위원장을 맡으며 업종별 주요 협회, 무역 지원기관, 주요 연구기관, 통상전문가 등으로 구성, 대미 통상 대책과 양국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협의회 산하에는 산자부 2차관이 반장으로 이끄는 '대미통상 실무작업반'도 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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