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떠나는 남경필·김용태 "생명 다한 새누리, 역사 뒷자락으로…"

비주류·야권 연대 뜻 밝혀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당 지도부의 즉각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한 대권주자와 비주류 중진의 탈당으로 새누리당 비주류의 탈당 러시가 이어질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12월 21일 사퇴, 1월 전당대회를 고수해온 이정현 대표가 이날 비주류 의원들의 비상대책위원회와 "논의할 수 있다"며 한 발짝 물러섬에 따라 이들의 탈당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남 지사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정당다움을 잃어버렸다.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내고자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고, 김 의원은 "이제 박근혜 대통령과 이정현 대표 체제에 기대할 것이 없다. 헌법 질서에 의거해서 즉각 탄핵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의 대권주자인 남 지사는 "탄핵에 집중하겠다"고 하면서도 제3지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탈당 기자회견 뒤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아무나 하고 손잡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에게 열려 있다"고 했고, "지금은 대통령 탄핵에 집중하고, 그 과정 속에서 정치인들이 탄핵 입장을 분명히 하며 어떤 분들과 함께할지 고민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경기도에서 야권과 연정한 남 지사는 운신의 폭이 넓은 만큼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과 연대는 물론 야권과 손잡는 것까지 폭넓게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탈당을 반대하며 회유했다는 폭탄선언까지 했다. 남 지사는 서 의원으로부터 직접 회유나 협박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고, "(저에게) 모욕도 주고, 회유도 하고 이런 모습으로 새누리당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직폭력배들이 하는 모습"이라고 실명을 거론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의 탈당이 비주류의 연쇄 탈당으로 이어지기엔 동력이 부족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비주류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탈당 의사를 내비치지 않는데다 조기 전대론을 주장한 이 대표도 초'재선과 중진들이 의견을 내면 비대위 안을 포함, "최고위에서 의안으로 채택할 용의가 있다"고 한 걸음 물러섰기 때문이다.

또 국회의원 신분이 아닌 남 지사가 탄핵을 주도할 수 없다는 점도 연쇄 탈당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탄핵소추는 국회에서 이뤄지는데 "탄핵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남 지사가 원외에서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또 탈당과 동시에 새누리당 비주류 대권주자와 중진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대표 명단에서 빠지게 돼 역할이 제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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