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샤이니의 민호(25). 그는 연기한 지는 꽤 됐지만 신인 배우가 지녀야 할 열정만큼은 가득하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도 좋다. 사고 방식도 긍정적이고, 낙관적이다.
최민호는 최근 개봉한 영화 '두 남자'(감독 이성태)를 통해서 예쁘장한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초반 10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얻어터진 얼굴로 화면을 채운다. 인생 밑바닥에 있는 두 남자가 만나게 되면서 사랑하는 이를 지키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서 밑바닥 인생이 된 노래방 악덕 업주 형석(마동석)에게 엄청나게 맞는다. 민호의 '정상적'인 얼굴을 보지 못하는 팬들은 아쉬워할 법하지만, 자신은 전혀 그렇지 않다.
민호는 "처음에는 다른 모습이 낯설었는데 어느새 나도 모르게 멍들고 얻어터진 얼굴에 적응이 되더라"며 "분장하는 누나한테 '여기 좀 더 진하게 그려봐도 돼요?'라고 물었을 정도였다"고 웃었다.
"원래 제 성격이 아닌 모습이 스크린에 나와 저도 놀라긴 한 것 같아요.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고, 그러면서 확실히 몰랐던 것을 알아가는 게 엄청나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새로운 덩어리를 찾아낸 게 신세계를 발견한 느낌이에요. 물론 아직은 무척이나 미약한 덩어리지만 이걸 어떻게 불려 나갈까 하는 고민이 생기고, 좋은 것 같아요."
극 중 가출 청소년으로 친구들과 함께 사는 의리파 가출팸 리더 진일 역을 맡은 그는 "대본을 받자마자 출연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사실 저한테는 밝고 샤방샤방한 역할만 들어왔는데 의외였죠. 감독님이 어떤 화보 사진에서 본 제 모습에 진일이가 그려졌다고 하시더라고요. 영화 촬영 후 들은 건데, 화보 찍을 때도 사람들이 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앳된 모습이 사라졌다고 하더라고요. '너한테서 퇴폐미를 느껴본 적 없는데 생겼다'고요. 저는 똑같이 하는 것 같은데 신기해요.(웃음)"
민호는 과거 자신의 연기에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수용했고 반성했으며 노력해 발전시켰다. 그는 "사실 처음 연기를 했을 때 주연만 했다. 주연하다가 조연으로 들어가니 보이는 게 다르더라"며 "시각 자체가 전혀 다른데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올라가는 사람이 연기를 잘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알겠더라. 처음부터 주연한 건 운이 좋았지만, 알고 들어가면 좋았을 것을 나중에 배우게 됐다"고 짚었다.
'두 남자'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아 호평을 받기도 했다. 민호는 "첫 주연작인데 좋은 평가를 받아 뿌듯하다. 부산에 다녀오면서 놀랐다"며 "어렸을 때 막연하게 꿈꾼 게 이뤄지니 '이게 무슨 감정일까. 처음 느낀 감정인데?'라는 생각도 했다. 많은 레드카펫을 밟았는데 전혀 다른 느낌이었고, 한 단계 성장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고 좋아했다.
샤이니 활동을 위해 노래, 안무 연습만으로도 바쁠 텐데 연기도 꾸준히 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저는 체력이 강한 편이기도 하지만 정신력이 조금 더 강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빡빡한 현장이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게 하더라고요. 잠을 못 잤어도 집중하고 노력하게 하는 힘이 있죠. 사람들은 '그러다가 너 죽어'라고 하는데 오히려 저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어서 괜찮아요."
민호는 젝스키스나 H.O.T. 등 1세대 아이돌이 다시 TV로 복귀하는 것을 보고 느끼는 게 많다. 그는 "선배들도 멋지지만 팬들도 멋진 것 같다. 그건 의리"라며 "우리 팬들도 우리가 무대에 설 수 있게, 없던 힘도 나게 해주는 분들"이라고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선배들 활동 모습을 보고 나도 오래오래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지나 미래가 됐을 때 오래오래 기억될 수 있는 팀이 되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팬들과 친해진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들어서 지키고 싶다. 절대 깨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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