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화재로 생업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이 시장 인근의 베네시움을 대체상가로 최종 결정했다. 그동안 옛 계성고 건물 등 5곳의 후보지를 놓고 논의해온 4지구 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베네시움 사용에 의견을 모으고 중구청에 공식 통보했다. 구청은 시설 점검 등 절차를 거쳐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면 영업을 허용할 방침이다.
이번 큰불로 4지구 점포 679곳이 전소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안전 진단 결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면서 새 건물이 들어설 때까지 임시 영업을 위한 대체상가를 놓고 상인들이 고심하다 한 달여 만에 의견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시장과 불과 200여m 떨어진데다 도시철도 3호선 신남역 등 접근성이 좋아 대다수의 피해 상인이 대체상가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10층 규모의 베네시움은 지난 2005년 화재 때도 일부 점포를 대체상가로 활용했고 현재 대부분 비어 있는 상태다.
일단 상인들의 뜻이 확인된 이상 중구청은 신속히 절차를 진행해 영업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시설 보완과 리모델링, 1천 명이 넘는 베네시움 개별 점포 소유주와의 임대차계약 등 할 일이 많다. 영업 재개까지 여러 난관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일이 매끄럽게 진척되도록 대구시와 구청이 행정 리더십을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기업과 금융권, 많은 시민들이 피해 복구 성금 모금에 앞장서는 등 시장 재건을 위한 지역사회 전체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대구상공회의소는 연말 상공인 송년회 일정도 취소하고 그 경비를 피해 복구 성금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앞서 DGB대구은행은 3억원의 성금을 대구시에 전달했고 한국가스공사'섬유산업연합회 등 기관단체와 이랜드리테일'크레텍책임'대구백화점 등 지역 기업들도 성금을 기부하는 등 큰 힘을 보탰다. 대구은행과 신한은행, 동부화재보험 등은 피해 상인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에 나섰다.
행정 당국은 지역사회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빠른 시일 내 시장 재건 로드맵을 만들고 시민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피해 상인들도 눈앞의 이익만 따질 게 아니라 복구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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