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중증장애인 시설 인근 축사 증축 '악취' 우려

[독자와 함께] 호흡기 환자들 깨끗한 공기 필요, 업자 "피해 발생 땐 소 모두 뺄 것"

"축사가 증축되면 중증장애인들의 생명이 위협을 받게 됩니다. 힘없는 약자라 해서 이런 행정 허가를 내준단 말입니까?"

중증장애인 생활시설인 포항 송라면 '베들레헴 공동체' 인근에 우사 증축공사가 시작되면서 중증장애인들이 생존권 침해를 호소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은 깨끗한 공기가 생명이라 산속 깊은 곳에 들어와 사는데 축사가 증축되면 제대로 숨도 쉴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부터 운영 중인 시설은 1'2급 중증장애 판정을 받은 장애인 13명이 살고 있다. 뇌병변'지적'지체 장애를 갖고 있으며, 일부는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어 항상 깨끗한 공기를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 9월 이곳에서 불과 280m 떨어진 곳에서 축사 증축공사가 시작됐다. 애초 축사는 2006년 374㎡ 규모로 지어졌고, 소유자가 바뀐 지난 6월 이후에도 축사 내 소는 10마리였다. 그러던 중 소유자는 지난 9월 포항 북구청으로부터 증축허가를 받고 최대 80~90마리의 소를 키울 수 있도록 규모를 늘리는 공사를 하고 있다.

공동체 측은 축사의 위치나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볼 때 시설이 악취 피해를 볼 수밖에 없고, 축사 특성상 벌레로 인한 피해도 불가피하다며 증축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공동체 성대현 원장은 "공기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들어온 지역에 축사가 허가된 것도 참아왔는데, 이제 증축까지 허가해 장애인들을 시설에서 내쫓으려 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을 돌보는 일은 사실 정부 몫인데 그 일을 대신하고 있는 복지시설 운영자들에게 너무 심한 고통을 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허가했다. 공동체와 축사 양쪽의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협의방안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해당 축산업자는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소 두수 제한과 시설 정비 등을 논의하고 있다. 악취 등 피해가 발생한다면 소를 모두 빼겠다고도 약속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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