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얽혀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대리 처방 주사제가 '길라임'이라는 이름으로 이용됐기 때문이다. '길라임'은 과거 하지원이 주인공이었던 '시크릿 가든'의 여자 주인공 이름이다.
하지원은 "뉴스에서 길라임이 나올 줄은 정말 상상도 못해 놀랐다. 그 뉴스가 나오자마자 친구, 지인들에게 문자가 많이 왔다"며 "'시크릿 가든'에서 함께했던 현빈 씨에게서도 '괜찮냐?'는 문자가 왔다"고 웃었다. "사실 그 뉴스를 조카들도 봤어요. 5, 6살인데 이 애들은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을 전혀 모르거든요? 물론 드라마도 보지 않았고요. 이모 사진에 길라임이라는 이름이 나오니 '길라임이 뭐야?' '왜 자꾸 이모 이름에 길라임이 나와?'라고 물어 당황한 기억이 있어요."
처음에는 당황했으나 별 신경을 쓰지는 않는 듯했다. 가장 좋아하는 말이 "지금 이 순간"이라는 하지원은 오랜만에 들고나온 영화 '목숨 건 연애'가 관객과 만날 수 있어 기쁠 뿐이다. "'지금 이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에세이도 하나 썼어요. 지금 이 순간은 돌아오지 않잖아요. 최대한 그 순간을 느끼려고 노력해요. 지금 내가 마시는 커피, 함께 있는 사람들, 내가 지금 하는 말 한마디 등등이 소중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렇게 순간을 생각하니 그 시간을 더 즐길 수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죠. 관객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좋고요."
이 영화는 비공식 수사에 나선 '허당' 추리소설가의 아찔하고 스릴 넘치는 코믹 수사극을 담았다. 하지원은 귀여움과 엉뚱함, 그리고 섹시함까지 겸비한 매력 넘치는 추리소설가 한제인 역을 맡았다. 현실의 하지원과 비슷한 점이 있는 캐릭터다. 도도해 보이는 이미지와는 다르다.
"제가 도도해 보인다고요? 전 평소에 엄청 잘 웃어요. 책상에서 뭐가 바닥으로 떨어지기만 해도 웃기더라고요. 사람들이 내가 웃으면 '왜?'라고 물을 정도로 웃어요. 평소 저는 이런 사람인데 도도하다거나 새침하다고 봐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작품을 통해서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으니 좋은 거죠.(웃음)"
하지원은 데뷔 초에는 '가위' '폰' 등을 통해 호러퀸으로 불렸고, '다모' '기황후' '7광구' 등을 통해서는 여전사 이미지를 보여줬으며, '코리아'에서는 마음을 울리는 탁구 선수였다. '시크릿 가든'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기도 했다. '호러퀸' '로코퀸' '여전사' 등 그에게 붙은 수식어 가운데 본인은 어떤 걸 가장 좋아할까?
하지원은 "퀸은 다 좋은 것 아니냐?"라며 배시시 웃었다. "아직은 그런 수식어가 감사할 뿐이에요. '진정한 퀸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더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요. 여러 장르의 작품을 할 때마다 그런 수식어를 붙여주시는데 앞으로 할 작품이 많으니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 지금까지 얻은 수식어를 유지해야 하니까요. 헤헤헤."
이번 작품에서 하지원은 중화권 스타 진백림, 한국의 천정명과 사랑 연기를 펼친다. 그는 "'기황후'나 '허삼관'의 멜로와는 다르게 말랑말랑하기에 재미있었던 것 같다. 만화 같기도 해 특히 재미있었다"고 회상했다. 극 중 첫눈에 반하는 진백림의 경우와 오랜 기간 알다 사랑하게 되는 천정명의 경우 가운데 실제로는 어떤 스타일로 사랑하느냐는 물음에 "난 '남사친'을 사랑한 적은 없었다. 물론 첫눈에 반할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호감이 생기고 변해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런데 지금은 작품 하는 게 재미있고 일을 더 많이 하고 싶어요. 빨리 다른 장르의 작품, 좋은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작품과 만나고 싶은데 이렇게 살다가는 결혼은 못 할 것 같아 걱정이네요. 그래도 만약 목숨을 걸어야 하거나 집안에서 반대하는 사랑이 나타나면 가족들을 설득할 자신은 있어요. 그런 일이 닥쳐봐야 알겠지만 너무 사랑한다면 누가 반대를 해도 최대한 노력을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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