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기 침체·어지러운 시국…연말에 썰렁한 술집

대부분 집에서 마시거나 혼술, 유통업계 주류판매는 10% 늘어

"요즘은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집에서 마시는 게 낙이에요."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이지만 외식업계가 손님이 크게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연말에다 어지러운 정국에 답답한 마음을 술로 풀려는 사람은 많지만 경기 침체로 주머니 사정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23일 오후 대구 수성구 한 술집. 10개 남짓한 테이블에 손님은 겨우 한 테이블뿐이었다. 가게 주인은 한숨을 쉬며 TV만 바라보고 있었다. 주인 배모(54) 씨는 "연말에 모임이 많아 장사가 좀 될 줄 알았는데 근처 고깃집이나 식당에서 저녁식사만 하고 다들 돌아가더라"고 했다.

술집을 찾는 이들은 줄었지만 가정용 주류 판매량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10월부터 최근까지 가정용 주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가량 늘어났다. 바깥에서 술자리를 가지는 사람은 줄었지만 대형마트나 편의점 등에서 가정용 주류를 구입해 술을 즐기는 사람은 많아진 것이다. 직장인 송모(31) 씨는 "최근 사회 분위기 얘기를 하다 보면 술이 마시고 싶어질 때가 많다. 하지만 다음 날 이른 출근과 술값 걱정 등으로 퇴근길에 맥주를 사서 아내와 집에서 마시는 편"이라고 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크리스마스나 연말 파티도 집에서 '홈파티'로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 와인 판매도 증가했다. 혼자 집에서 술을 즐기는 '혼술족'도 많아져 당분간 가정용 주류 판매량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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