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촛불 "역사의 승자는 시민들"-맞불 "박 대통령 끌어내리려는 민란 바로잡자"

탄핵 찬반 집회 대구서 활활

대구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박단체들의 \
대구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박단체들의 \'탄핵 무효 집회\'와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24일 오후 동시에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가 열린 중앙로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흔들고 있다.(왼쪽)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대구경북 친박단체 모임인 \'박사모가족중앙회\'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갖고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에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촛불은 타올랐다.

대구지역 8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박근혜퇴진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24일 오후 5시 중앙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제8차 시국대회를 열었다. 시민 3천여 명(경찰 추산 1천 명)이 몰린 이날 집회에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무대는 '국민에게 가장 큰 선물은 박근혜 즉각 퇴진' '크리스마스에는 촛불이죠'와 같은 문구로 꾸며져 있었고, 몇몇 참가자는 산타 복장을 한 채 촛불을 들었다.

자유발언은 이날 집회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나전호(69'달성군 구지면)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달성군에서 왔고, 지금까지 열린 촛불집회에 모두 참여했다"고 했다. 발언을 마친 나 씨는 개당 1천원인 방석 수십 개를 사와 시민들에게 나눠줘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발언자로 나선 정수정(효성여고 3학년) 양은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한 재치 있는 발언으로 집회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정 양은 "국정교과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를 위해 만든 것이다. 나도 아버지를 사랑하지만 그렇다고 교과서를 만들지는 않는다"며 "역사는 승자가 쓰는 것이라는 말이 있는데 승자가 아닌 박 대통령은 교과서를 만들어선 안 된다. 승자는 시민들"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참가자들은 남구 명덕네거리 근처에 있는 곽상도 국회의원 사무실 앞까지 약 3.8㎞를 행진했다. 박근혜정부의 초대 민정수석을 맡은 곽 의원의 사무실 앞에 도착한 시민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 등이 쓰인 피켓을 잔뜩 붙이고 해산했다.

같은 날 오후 1시 국채보상공원 화합의 광장에서는 '박사모가족중앙회' 등 4개 단체가 주최한 탄핵 무효 집회도 열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집회에도 박 대통령 탄핵 시국대회와 비슷한 규모인 3천여 명(경찰 추산 1천 명)이 참가했다.

발언자로 나선 김기수 변호사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것은 저 촛불 세력이 아닌 6'25전쟁과 월남전을 치러낸 우리 시민들"이라며 "박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민란을 바로잡고 위태로운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주최 측은 유승민 국회의원의 얼굴이 그려진 천주머니를 막대 위에 단 뒤 물풍선을 던져 떨어뜨리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서울 도심에서도 대규모 촛불집회와 맞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은 오후 5시부터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60만 명(경찰 추산 3만6천 명)이 참가해 청와대와 총리공관, 헌법재판소 등 3곳으로 행진했다.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 등 보수단체도 이날 오후 2시부터 청계광장과 중구 대한문 등에서 박 대통령 탄핵무효를 주장하는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청계광장에 10만 명, 대한문 앞에는 160만 명이 모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합쳐서 1만5천 명으로 추산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