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이주노동자 4명 가운데 1명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4명은 업무 중 다치고도 치료 비용을 스스로 부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연대회의'가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베트남'중국'네팔 등 11개 국가 출신 이주노동자 37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이주노동자 중 현재 일하고 있다고 응답한 313명의 절반 이상(58.7%)은 하루 8시간 넘게 근무했다. 12시간 넘게 일하는 경우는 26.4%에 달했다. 쉬는 날은 월평균 4.36일로 주 1회 정도에 그쳤고, 응답자 13.7%는 월 휴무일이 4일이 안 된다고 답했다.
응답자 중 29.7%가 업무 중 다친 경험이 있다고 밝힌 가운데 본인이 병원 비용을 부담한 경우가 37.9%로 '회사가 비용 부담'(35%), '산재보험 처리'(27.2%)보다 더 많았다. 수술이나 입원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34.4%) 중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한 사례는 절반이 넘는 52.5%로 집계됐다.
특히 '일하다 다치면 무료로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답변이 47.4%를 기록, '안다'(43.9%)는 응답보다 많았다. 의료기관을 이용하더라도 응답자의 24%는 의료진과 제대로 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한국어'영어로 소통하는 경우가 46%, 통역 가능한 지인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30%였다.
이와 관련, 이주노동자 중 절반 이상(55.1%)은 일터에서 '위험을 느낀다'고 답했다. 원인으로는 ▷위험한 기계나 약품(22%) ▷시끄러운 소리와 나쁜 냄새(22%) ▷힘을 많이 쓰는 것(22%)을 꼽았다.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인권'노동권 연대회의 관계자는 "이주노동자들이 3D 업종에서 건강권 위협을 받으며 일하고 있지만 건강보험 적용, 통'번역 시스템 구축을 통한 공공의료기관 진입 장벽 제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원단체와의 연계, 충분한 예산 확보, 노동권리 교육 강화 등으로 최소한의 안전망을 만들어 실질적 의료 혜택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9일 오후 7시 중구 대구인권교육센터에서 이주민 의료 통'번역 지원체계 확립 토론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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