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술, 다른 장르와 무엇이 다른가?

대구미술관 커넥션 시리즈 '스코어:나, 너, 그, 그녀{의}'展

오민 작
오민 작 'ABA 비디오'(영상)
이불 작
이불 작 'Gravity Greater Than Velocity'(설치)

대구미술관은 여러 예술 장르와 미술의 컬래버레이션을 시도하는 커넥션 시리즈 '스코어:나, 너, 그, 그녀{의}'전을 21일(화)부터 2, 3전시실에 마련한다.

'커넥션 시리즈'는 음악, 무용, 시 등 고전적 의미의 장르, 그리고 인테리어(건축), 사진, 영상,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레이션, 패션 등의 장르와 미술의 속성을 짚어보고 장르 간 관련성과 간극을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예술의 본질을 재고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번 전시도 다른 듯 같은 속성의 장르 간 접속을 통해 '예술'의 지향점을 고민해 보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전시는 김기린, 강서경, 박보나, 변순철, 오민, 정은영, 주경, 이교준, 이상현, 이불, 정용국 등 한국 작가 11명과 윌리엄 켄트리지(남아프리카공화국), 브루스 나우만(미국) 등 총 13명의 작가가 참여해 평면과 조각, 설치, 영상, 만화 등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스코어: 나, 너, 그, 그녀{의}'는 음악과 미술의 고전적(본질적) 속성이자 미적 형식원리인 '하모니'와 '시메트리'(symmetry)에서 출발한다. 일반적으로 하모니와 시메트리는 '조화' 혹은 '균형'이라는 공통감각으로 교감해 왔다. 그 탄생부터 '부(不)조화' '불(不)균형'을 가지고 있으며, 감각적으로 서로 쌍을 이루어 불협화음 속의 '하모니', 불균형 속의 '균형', 비대칭 속의 '조화'에 도달해 빛난다.

전시제목 '스코어'(Score)는 여기서 착안됐다. '스코어'는 '악보' '점수', 그리고 '사실' '진상' 등의 여러 의미를 지닌다. 악보를 구성하는 '오선'은 미술에서의 '그리드'(Grid, 격자)와 마찬가지로 르네상스시기에 오늘날과 같은 의미로 정착했다. 이 둘은 거의 유사한 개념으로 음악과 미술이 설정한 모더니즘적 좌표이자 (통제 혹은 자유) 시스템이다.

모더니즘적 좌표'시스템으로의 이탈과 추방은 예술에서는 새로운 모험이자 아방가르드였다. 아방가르드의 전형들은 이러한 좌표'시스템의 모순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의 고립, 이탈, 추방을 시도했다.

따라서 이러한 좌표'시스템은 우리의 삶의 영역의 '리얼리티'(진상)의 리포트이다. 이는 우리에게 정해진 '점수'에 도달하기를 재촉하고 그 득점 결과가 '사실'이자 '진상'이 되는 것이다. 점수, 사실, 진상의 다름 아닌 '나, 너, 그, 그녀{의}'는 이러한 이유에서 부제로 붙여졌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주원 학예실장은 "결국 예술은 우리 모두의 노래이다. 기쁘기도 하지만 슬프고, 애달프지만 고무적이고, 소소하지만 정치적이자 사회적인, 그야말로 아등바등 발버둥치며 살아남아야할 우리들의 삶, 그 실상, 그 상처와 치유에 관한 노래"라면서 "이번 전시는 그것이 과거이고 미래이고 현재인 것을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5월 21일(일)까지. 053)790-3000.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