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시절 파격적인 외교정책을 구상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서히 미국의 전통적인 정책을 따르는 외교술을 선보이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때 했던 비정통적인 외교 약속들에서 후퇴해 전통적인 방식을 점점 더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나타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국을 '성폭행범'으로 몰아붙이면서 통상무역의 불균형을 비난했다. 당선 직후엔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사이 금기를 깬 통화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중국을 자극했다.
중국과 앙숙으로만 지낼 것 같던 분위기는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통화를 하면서 조금 누그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통화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할 것이란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과 중국 관계의 해빙 분위기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중동 정책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친(親)이스라엘 성향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미국 대사관을 현재의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는 대선 때의 약속에서 한발 물러났다. 이스라엘에 일방적인 정착촌 건설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모습도 팔레스타인보다 이스라엘 편에 섰던 트럼프 대통령의 이전 행보와는 다른 모습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를 '구시대 유물'이라 비판하며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을 요구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기조도 최근 발언을 보면 상당히 누그러졌다.
그는 6일 미군 중부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나토를 향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마주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도 세계의 실제 위협에 직면해 선거 때의 수사(레토릭)를 버린 생생한 사례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하고 우방국과의 동맹을 강조하면서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뜻을 내비쳤다.
WSJ은 국방'외교팀의 본격적인 가동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전략 변화를 이끈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각각 상원 인준을 받아 장관 직무를 수행하면서 외교정책 면에서 '트럼프의 진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매티스 국방장관과 틸러슨 국무장관은 모두 상원 청문회에서 나토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티스 국방장관의 뜻을 존중해 고문 부활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나기도 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동 문제 전문가인 존 앨터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점점 (다른 이들의) 조언을 얻고 있으며 더 정통적인 관점에서 지혜를 구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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