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사업(본지 1월 20일 자 9면 보도)이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영남자연생태보존회'대구환경운동연합 등 7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앞산'팔공산 막개발저지대책위원회'는 23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공산 구름다리 건설 계획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조영호 대책위 공동대표는 회견문을 통해 "팔공산은 자연이 만들어준 대구 대표 명소이자 보전해야 할 귀한 유산인데 구름다리가 건설되면 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말 것"이라며 "대구시는 팔공산 구름다리 계획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조광현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2012년 기준 팔공산 방문객은 680만 명이 넘어 서울 북한산(600여만 명'2016년 기준)보다 많다. 팔공산은 방문객이 너무 많은 게 문제"라며 "구름다리 설치에 따른 방문객 증가 효과는 미미하고, 케이블카 이용자만 늘려 사업자의 배만 불려 줄 가능성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름다리 건설로 인한 자연환경 훼손과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종원 계명대 생물학과 교수는 "1985년 들어선 케이블카 때문에 낙타봉'동봉 구간은 나무뿌리 24%, 암석 47%가 노출되는 등 이미 심각하게 훼손됐다. 현장 정밀 조사도 없이 새로운 시설을 도입하면 팔공산 남부 지역 자연생태계는 붕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옥윤성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운영위원은 "팔공산에는 동'식물 4천741종이 서식하고 있어 북한산 2천945종, 계룡산 3천375종과 비교해 자원 가치가 매우 높다"며 "인공 조형물이 설치되면 야생동물 서식 환경을 위협해 생태계 교란 및 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 사회와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환경보호 대책 마련에 중점을 두고 시민단체, 전문가 등 여론을 수렴해 환경영향평가와 설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 1월 총사업비 140억원으로 팔공산 케이블카 정상과 동봉 방향 낙타봉을 잇는 폭 2m, 길이 230m의 국내 최장 구름다리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2019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조만간 실시 설계가 시작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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