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中 수출 막힌 식품업체, 할랄시장 노린다

사드 보복 중국 시장 대안 부상…2020년 1조6천억달러 규모로 성장

사드 보복 등으로 대중국 수출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18억 명 무슬림을 겨냥한 할랄 시장 수출이 '블루오션'으로 재조명받고 있다. 대구에서 발족한 할랄산업협회도 지역 업체들의 할랄 인증을 도울 견인차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할랄이란 이슬람교도가 먹거나 사용할 수 있도록 이슬람 율법에 따라 처리'가공된 제품을 의미한다. 완성품만 아니라 처리와 가공, 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쳐서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관련 공식 기관의 인증을 획득해야 수출이 가능하다.

2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식품업체 대부분이 지난 7일 사드 장비 일부가 국내에 들어온 이후 중국 내 온'오프라인에서 한국산 농식품 제품이 철수당하는 등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은 일본, 중국, 미국 등 3개 국가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기준 절반 수준(45%)이다. 중국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수출 의존도가 높다.

이에 따라 할랄 시장이 수출 대안으로 급부상 중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할랄 시장은 이슬람 인구 18억 명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오는 2020년까지 1조6천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인증을 받기가 까다롭고 시장에 대한 인지도도 낮다 보니 한국 기업들은 할랄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할랄 시장은 세계의 비무슬림 다국적기업이 장악해 왔다.

대표적 할랄 인증기관에는 말레이시아의 자킴(JAKIM), 인도네시아의 무이(MUI)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가 인증을 수행하지만 KMF 인증은 말레이시아'싱가포르에서만 효력이 있다. 다행히 농식품부는 올해 국내 할랄 인증이 해외에서 더 통용될 수 있도록 이슬람 주요 국가와 '교차 인증' 협약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창립한 (사)할랄산업협회도 국내외 관련 기관과 협의해 할랄 인증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할랄산업협회는 전국 50여 개 식품'화장품 업체와 연구기관, 대학 교수 등이 주축이 된 단체다. 이슬람 시장 진출을 위한 실무 교육과 시장 정보 제공 등을 담당할 계획이다.

협회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인증에 필요한 대부분의 절차(컨설팅, 소재 및 제조 과정 검수 등)를 제공한 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현지의 인증기관 관계자를 초청해 최종 인증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런 프로그램이 완성되면 앞으로 국내 중소기업체들은 수출 대상국을 오갈 필요 없이 손쉽게 인증을 받아 수출을 시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할랄 시장에 대한 세간의 오해를 푸는 일도 시급하다. 할랄 시장에 진입하는 일이 곧 이슬람 종교단체 혹은 테러세력에 대한 지원 아니냐는 우려가 큰 탓이다. 지난해 2월 대구시도 지역 내 반대 여론에 못 이겨 당초 지역발전위원회 공모사업에 선정된 '한국형 할랄 6차산업 육성' 국비사업을 철회한 바 있다.

대구의 한 할랄 수출업체 관계자는 "모든 무슬림이 테러 세력인 것은 아니며 수출이 곧 특정 종교를 지원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로부터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데 중점을 두고 봐야 한다. 수출국 다변화가 시급한 상황에서 할랄 수출 확대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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