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정치 섞임

'2016년 2월과 4월 그리고 2017년 4월 12일'''.'

2016년은 대구와 경북의 일상에서 뜻있는 해였다. 2월에는 경북도청이 대구 산격동 시대를 접고 안동'예천 신도시로 떠났다. 경북에서는 개도(開道) 700년의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고 기염을 토했다. 도청 이전과 함께 경북도는 '한반도 허리 경제권'이라는 흥미롭고 새로운 개념의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그림을 제시하며 주변 지방자치단체들과 손발을 맞추며 색다른 정책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그리고 대구는 4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거뒀다. 특정 정당 독점의 정치 풍토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깃발만 휘날리던 달구벌에 다른 색깔의 김부겸, 홍의락 후보가 당선된 덕분이었다. 오랜 세월 변하지 않았던 단조로운 정치색은 이후 다시 달라져 지금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무소속이라는 4가지 색이다.

이처럼 대구경북의 지난해는 전과는 달랐다. 또 올 들어서 시도민의 관심을 끄는 일이 생겼다. 바로 4월 12일 예정된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와 5월 9일 치러질 20대 대통령 선거이다. 초점은 지난해 4월 대구선거에서처럼 이번 4월 재선거에서 경북의 정치 기상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인가, 그리고 대선에서는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 유승민 의원이 어떤 결실을 거둘까이다.

대선은 아직 무척 유동적인 만큼, 오는 12일 결과가 나오는 재선거는 더욱 관심이다. 제15대인 지난 1996년 국회의원 선거부터 4월로 법정화 된 이후 2000년 16대 총선~지난해 20대 선거까지 거의 100% 특정 정당이 독식한 경북의 정치지형도가 바뀔지 여부 때문이다. 대구에서 불었던 변화의 바람 덕분에 대구 사람들이 누리는 정치 다양성의 맛을 경북 사람들도 만끽할 것인가.

어릴 적부터 자기와 다른, 차이가 있는 모습의 사람을 보고 자란 어린이는 커서도 그런 사람들과 어울림이 어색하지 않다. 이는 다민족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외국인들과의 뒤섞임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다문화 사람들에 익숙하듯 말이다. 정치도 다름없다. 아이들은 어른의 등을 보고 배운다고 했다. 어릴 적부터 다양한 정치적 가치를 인정하는 어른들의 선거 결과를 보고 자라야 하는 까닭이다. 20년 한 색깔이었던 옛 경북의 선택이 이번 재선거에서는 다른 색과의 정치 섞임을 받아들일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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