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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노예생활 끝, 틀니 끼고 밥도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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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지적장애인 박모 씨, 매일신문 보도 후 잇단 온정의 손질

37년 동안 노예생활을 했던 울진 지적장애인 박모(55'추정) 씨의 사연(본지 지난달 29일 자 2면'지난 3일 자 8면 보도)이 알려지면서 도움의 손길이 모이고 있다. 현재 박 씨는 지역의 한 장애인 보호시설에서 고단했던 지난 생활을 잊고 서서히 건강을 찾아가며 공부에도 열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가 가장 기뻐했던 점은 몇 년 만에 치아를 찾은 것. 처음 보호시설을 찾았을 때 박 씨에게는 치아라 불릴 만한 흔적이 몇 개 없었다. 임플란트를 하려고 해도 잇몸의 근육과 신경이 모두 손상돼 불가능할 정도였다. 결국 손상된 치아 뿌리를 걷어내고 노인들에게 시술하는 전면 거치용 틀니를 맞췄다. 지적장애를 가진 박 씨가 관리하기에는 꽤나 까다로운 틀니지만, 제대로 된 식사를 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다.

갖고 있던 속옷과 양말 하나까지도 너무 낡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울진군청과 보호시설에서는 박 씨를 읍내로 데리고 가 옷가지를 맞췄다. 자신이 직접 옷을 고르고 대금을 지불하며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병행하는 작업이었다. 처음에는 이름도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보호시설에서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과 사회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서서히 자립 준비를 하고 있다. 한때 취업활동을 하려 했으나 박 씨의 나이가 많고 아직 정서적 안정을 완전히 찾은 것이 아니어서 시일을 두고 지켜보기로 했다.

보호시설 관계자는 "오랜 세월 노동착취를 당하다 보니 눈치를 많이 봤다. 글도 잘 모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도 전혀 없었지만 지금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고 했다.

박 씨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복지가들의 도움도 이어지고 있다. 박 씨가 노예생활을 했던 지역의 청년회가 앞장을 섰다. 이들은 "우리 지역에 이런 피해자가 있었는데도 신경을 쓰지 못해 미안하다"며 향후 박 씨의 법정다툼은 물론 사회활동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약속했다.

박 씨를 데리고 있던 전 마을이장 전모(59) 씨는 사건이 불거지자 밀린 임금 대신 570만원 상당의 전답과 100만원가량이 들어 있는 적금통장을 박 씨에게 건넸다. 그러나 해당 전답이 길도 제대로 없는 산 밑에 있는데다 경작도 어려운 지형이어서 실제 사용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마을청년회는 박 씨가 이 전답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서도 도움을 주기로 했다. 또 한국장애인보호협회와 경북학대피해장애인지원센터도 박 씨에 대한 실태조사와 함께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협의하고 있다. 이들은 12일 박 씨를 만나 현재의 정서 상태를 살펴보고, 직접 의사를 물어 향후 어떤 지원활동을 펼칠지 결정할 계획이다.

경북학대피해장애인지원센터 관계자는 "피해자 변호사 선임과 함께 앞으로 박 씨가 독립된 인격체로서 사회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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