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창 醫窓] 명의의 탄생

현대 의학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의료 기술이나 장비도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의료 서비스 질 향상에 대한 사회적인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의사가 환자에게 시술이나 수술을 할 때 오류를 줄이고 환자의 불편감을 최소화하려면 의료 술기의 숙련도도 중요하다.

시술과 수술의 숙련도는 임상 경험에 의해 좌우되므로 초보 의사가 처음부터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이나 수술을 하기에는 상당한 부담이 따른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시술 및 수술을 훈련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얼마 전 대구경북 의과대학 신임교수 연수회에 강의를 부탁받아 참석했다. 신임 교수들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힘든 수련 기간과 전임의 과정을 마치고 새내기 의대 교수로 발령을 받은 이들이다. 이처럼 한 명의 우수한 의료인이 배출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체계적인 교육과 많은 임상 경험이 필요하다.

대학병원은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우수한 의료인을 양성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학병원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학생과 전공의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들은 의과대생이나 전공의들이 교수의 지도하에 일정 부분 진료에 참관하거나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기피한다. 이런 사회적 흐름이 계속되다 보니 과거에 비해 힘든 전공의 과정을 마친 의사들이 다양한 임상 경험 부족으로 실제 환자 진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미국 유명 의과대학병원에 1년간 연수를 갔을 때였다. 그 병원에서 학생과 전공의들이 다양한 임상 상황을 많이 접하는 것을 보았다. 물론 환자와 보호자에게 동의를 받고 교수의 지도하에 이루어지지만, 대부분 환자들은 이런 상황을 흔쾌히 동의하는 모습을 보았다.

의학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히포크라테스도 '나의 스승에게 마땅히 받아야 할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다' '나는 동료를 형제처럼 여기겠다'고 말했다.

의술의 발전은 기본적으로 스승과 선배의 경험과 지혜가 후배들에게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전수돼야 가능하다.

다행히 정부도 의료인의 술기 능력을 포함한 임상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대구의 첨단의료복합단지에 가칭 '의료기술시험훈련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훈련원에서는 국내외 의료인을 대상으로 의료술기 모형과 동물모델, 3D 모형을 이용한 의료장비, 로봇수술 장비 컴퓨터, 가상현실 기술 등 최첨단 의료장비를 이용해 각종 의료 시술과 수술 방법을 교육하고 연구할 예정이다. 한 사람의 명의는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집중적인 투자와 국민들의 이해가 있어야 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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