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모 교육청에서 주관한 수학클리닉 교사 연수에 초빙되어 강의를 했다. 수업을 마치고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초, 중등 수학교사들과 함께 수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 얘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토론이 이어졌다. 많은 선생님들의 고민은 대부분 학생들이 수학 자체를 싫어한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언어나 과학보다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의 비율이 높다. '수포자'란 말이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라 수학이 너무 힘들게 때문에 차라리 포기하는 게 낫다는 말이다.
왜 유독 학생들이 다른 과목보다 수학을 싫어할까? 필자도 어릴 적 기억의 수학은 재미가 없었던 과목으로 여겼었다. 지겹도록 반복해서 똑같은 문제를 풀고 또 풀고 그러다 실수해서 틀리면 혼이 나고 지금 다시 생각해도 좋은 감정이 아니다. 하지만 어릴 적 주판을 가지고 주산을 배울 때면 신이 나서 열심히 계산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면 수학을 싫어했다는 표현보단 반복해서 지루하게 문제 푸는 걸 것이 싫었다고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안 되고 고통스러운 아이들이 있다. 뇌에서 시간, 순서, 배열이 잘되지 않으면 수학을 배우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데 실제 산술장애는 시간에 대한 감각 왜곡에서부터 출발한다. 시간은 기준에 관계되는 변화의 측정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실제 시간과 내적 시간의 차이가 감각 왜곡을 가져온다.
일반적으로 같은 시간이라도 기분이 좋고 흥미 있는 일을 할 때랑 재미가 없고 지루한 일을 할 때의 시간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시간 감각이 없이는 순서의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순서란 양, 크기, 시간을 중요성에 있어 하나하나가 이어지는 방법을 의미하는데 수학 문제를 풀 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순서를 지켜 계산하는 것이다.
만약 순서를 무시하고 푼다면 답은 틀리게 되지만 실제 수학이 안 되는 아이를 보면 순서를 뒤죽박죽으로 풀고선 왜 틀렸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순서의 개념이 떨어져 계산은 맞게 했으니 틀리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다. 배열은 어떤 것이 맞는 장소, 위치, 상태에 있음을 의미하며 시간과 순서의 개념이 필요하다. 즉 시간과 순서가 맞는 상태에 놓여야 배열이 정확하게 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개념이 이해되지 않는 학생들의 수학 문제 풀이를 보면 마치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놓은 것처럼 논리적이지 못하고 순차적인 것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선생님이 아무리 잘 가르쳐줘도 그대로 따라서 푸는 것이 힘들고 이해하지 못한다. 이럴 때에는 그림이나 순서도를 그려서 가르쳐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좌뇌의 논리, 순차 기능이 떨어지더라도 상대적인 우뇌의 시각, 공간 기능을 이용하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간단한 수식은 이해하고 풀어내지만 서술형 문장제 문제를 읽고 그 의미 파악이 어려워서 수식화시키지 못하고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다. 이 경우 언어의 이해가 떨어지므로 용어를 쉽게 풀어 이해시켜 수식으로 바꾸는 것을 설명하고 앞선 경우와 함께 리듬과 타이밍을 정확하게 맞추는 신체 훈련을 하면 더욱 도움이 된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