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선 D-15] "표류하는 TK, 지역 살릴 후보 선택을"

지역 유력 후보 없고 보수 분열, 인물·공약 꼼꼼히 묻고 따져서 지지 후보 찍는 건전 투표

19대 대선을 불과 보름 앞두고도 대구경북(TK) 표심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보수 후보에게 '묻지 마' 몰표를 던졌던 역대 대선과 달리, 보수 정당 궤멸로 상당수 유권자들이 대세론, 차악 선택론, 보수 재건론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따른 차악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가 최근 주춤한 반면 '홍찍문'(홍준표 찍으면 문재인 된다)의 사표 심리가 보수 정당 재건론에 힘입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로 방향을 트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에 따른 대세론도 만만찮다.

1987년 이후 지금까지 역대 대선에서 TK는 보수 후보에 대해 최소 60%에서 최대 80%까지 일방적인 몰표를 던졌다.

TK는 13대 노태우 후보에 70.7%(대구)와 66.4%(경북)의 득표율을 안긴 것을 비롯해 14대 김영삼 후보(59.6%, 64.7%), 15대 이회창 후보(72.7%, 61.9%), 16대 이회창 후보(77.7%, 73.5%), 17대 이명박 후보(69.3%, 72.6%), 18대 박근혜 후보(80.1%, 80.8%)까지 표를 몰아줬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지역 출신 유력 후보가 없는 데다 보수 후보들이 나눠지면서 TK 표심이 특정 후보에게로 쏠리지 않고 갈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북 관계 등 '안보 정국'이 급변하거나 전략적 선택 또는 보수 재건에 대한 민심이 한쪽으로 모아질 경우 TK 표심이 또다시 출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역 정치권은 TK가 특정 후보에 대한 단순한 반감이나 묻지 마 지지에서 벗어나 지역 발전과 향후 TK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를 꾀할 수 있는 능동적 선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인물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 지역발전과 위상을 견인할 수 있는 후보로의 결집이 바람직하다는 것.

정치권 한 관계자는 "특정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한 역선택이나 사표 방지 심리를 통한 전략적 선택 등은 결국 지지 후보나 정당의 정치적 자산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사표 심리 등으로 특정 후보가 싫어서 차선으로 선택하는 표심이야말로 소중한 한 표를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다. 인물과 공약 등을 면밀히 따져 확신이 선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사표를 방지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실에서 선거는 최선이 아니라 자기가 싫어하는 사람을 떨어뜨리기 위한 최악의 표심이 나타나기 쉽다"면서도 "공약과 인물 위주로 뽑는 건전한 투표 행위는 지지 후보나 정당의 정치적 자양분이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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