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북구 청하면 명안'유계'서정'상대리 등 5개 지역민이 돈사의 악취와 해충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과 포항시에 따르면 이 돈사는 1970년대 두산그룹이 포도밭에 뿌릴 거름을 만들려고 운영하다가, 1983년 풍산농장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업자가 인수'허가를 받았다. 영농 규모로는 2층 건물 건축면적 4천900여㎡에 돼지 4천200여 마리를 키우고 있으며, 포항 지역 최대 규모다.
애초 현 업자가 허가받은 돈사 처리 공법은 일본에서 유행하던 자연농법인 '톱밥발효 돈사' 방식이었다. 이 공법은 돈사 아래 1m 정도 톱밥 등을 깔아 분뇨 냄새를 줄일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초반 업자는 돼지의 호흡기에 톱밥 등이 들어가 생육을 저해하자, 시의 허가를 받아 콘크리트 바닥에 모인 분뇨를 액비 저장소에 모아 발효시키는 방식인 '액비발효 돈사'로 처리 공법을 변경했다. 2015년에는 악취 저감 액비화 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처리 공법을 바꾼 이후 악취가 더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주민 이모(71) 씨는 "대기업이 들어와 돈사를 운영하며 악취를 풍겨도 독재정권 시절이라 민원을 제기하지 못한 것이 한(恨)"이라며 "애초 업자가 주민들과 톱밥발효 돈사 공법을 하기로 약속해놓고 이를 어기고 있다. 처리 공법이 바뀌고 나서는 숨을 못 쉴 만큼 악취가 심하고, 여름엔 파리 떼가 습격해 밥 먹기도 역겨울 지경"이라고 했다.
그동안 주민들은 행정당국에 수백 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경북도와 지역 국회의원에게도 도움을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포항시가 악취 포집기를 설치해준 적도 있지만, 악취를 검사하려면 영천에 있는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까지 1시간 넘게 가야 한다. 이 탓에 포집 악취가 희석되는 등 기준치보다 낮게 나와 '무용지물'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았다. 주민 김모(60) 씨는 "돈사 악취 때문에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이 한 번 왔다가는 다시 오지 않는다. 농번기 때도 타지역에서 온 일꾼들이 오전 일만 하고 오후에는 도망가 버린다"며 "50년 동안 악취와 해충으로 마을을 괴롭혀온 돈사가 이제는 마을을 위해 떠나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풍산농장 대표는 "돈사 처리 공법과 관련해 주민과 합의한 적은 없다. 생업이 달린 일인데 이전이나 폐쇄 요구는 지나치다"며 "적법한 보상을 해주면 이전할 수도 있다. 주민들이 불편해하는 냄새 부분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풍산농장 악취가 심각한 것은 맞지만, 현행법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며 "악취를 최소화할 수 있는 행정적 감시나 지원밖에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