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영덕 고속도로에서 '빛공해' 발생(본지 4일 자 1'3면 보도) 논란과 관련, 한국도로공사가 구체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아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잎마름 현상' 탓에 피해를 본 한 농민이 최근 한국도로공사 청송지사를 항의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갈등의 골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전체 107.9㎞ 구간에 2천710개의 가로등이 설치돼 있으며, 이 중 389개에 빛공해 예방 등을 이유로 빛 차단 커버를 설치했다. 빛 차단 커버 389개는 기존 설계상 설치한 것 외에 준공 전 민원 등의 요구에 따라 추가 설치된 것도 포함돼 있다.
상주~영덕 고속도로는 농업도시인 상주'의성'안동'청송'영양 등을 관통하는데, 전체 가로등의 14.4% 정도의 빛 차단 커버로는 광범위한 피해를 막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 농민은 "농작물도 밤에는 쉬어야 제대로 자란다. 계속 빛에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피해가 얼마나 커질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특히 휴게소 간판 등 조명기구 인근에선 일반 가로등의 수십 배를 웃도는 빛공해가 발생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전기시설과 휴게시설 담당 부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불거진 청송의 경우, 고속도로 주변에 아로니아'벼'사과'오미자'고추'참깨'콩 등을 재배하는데 이들 농민은 저녁이면 밭에 나와 그늘막을 치는 등 빛공해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상황이다.
청송군 농민 심모 씨는 "빛공해로 수확량에 영향을 미칠까 봐 걱정이었는데, 벌써 한 농가에서 잎마름 현상이 발생했다고 들었다. 집단으로 대책 마련을 요구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측정치가 틀릴 수도 있겠지만 논란이 제기된 지역에서는 농작물 피해를 일으킬 정도의 빛공해는 없는 것으로 측정됐다"며 "인근 보안등을 교체했고, 농장 통로 가로등도 일부 소등했다. 빛 차단 커버 추가 설치도 논의 중이다. 관련 민원은 청송지사로 해달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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