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임당의 귀환' 5만원권 환수율 4년來 최고

올해 1분기 4조5,943억원 환수, 지난해 4분기보다 8.5%P 상승

5만원권이 돌아오고 있다. 그동안 5만원권은 발행량이 많지만 환수율이 낮아 '지하경제의 주범'으로 의심을 받았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만원권은 올해 1분기 동안 6조9천611억원이 발행되고 4조5천943억원이 환수돼 환수율이 66.0%에 달했다. 이는 작년 4분기(57.5%)보다 8.5%포인트 상승, 2012년 4분기(86.7%)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 2009년 6월 처음 발행된 5만원권 지폐의 환수율은 2012년 말까지 오르다가 하락세로 돌아서 2015년까지 분기별로 대개 50%를 밑도는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환수율이 높아진 배경에 대해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영향부터 한은의 신권 배정 기준 여파'금리 인상 조짐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고액권 수요가 늘면서 시중 품귀 현상을 빚자 한은이 2014년 6월부터 지급 한도 관리를 중단하고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늘려왔다. 이로 인해 5만원권의 발행 잔액은 2014년 11월 50조원을 넘어섰고, 2015년 9월 60조원, 작년 7월 70조원을 돌파했다. 또 2015년 1월부터 5만원권 환수율이 높은 금융회사에 1만원권 신권을 많이 배정해 공급하는 방식으로 5만원권 회수를 유도 중이다.

금리 인상도 환수율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미국의 잇따른 금리 인상에 맞춰 국내 금리도 상승 조짐을 보이면서 고액권 위주의 현금 보유성향이 줄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또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음지 속에 있던 5만원권이 양지로 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뇌물 감소 등으로 사회가 투명해지면서 5만원권이 시중에 유통되고 환수율을 끌어올린 것이라는 논리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김영란법 등에 따른 환수액 규모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화폐 발행 잔액=한은이 공급한 화폐 가운데 환수한 돈을 제외하고 시중에 남은 금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