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부 여행사 대구 수학여행 독식…가격도 해마다 부풀려 담합 의혹

학교 바꿔가며 입찰에 참가, 한 업체가 4,5년씩 맡아

여행사 4, 5곳이 대구 시내 학교들의 해외 수학여행을 수년째 독식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서로 학교를 바꿔가며 입찰에 참가, 부풀린 가격으로 낙찰받은 담합 의혹을 사고 있다.

올해와 지난해 해외로 수학여행을 떠났거나 계획 중인 대구 학교는 9곳으로 모두 사립고교다. 취재팀이 이들 학교의 최근 5년간 해외 수학여행 최종 계약 업체를 파악해 보니 ㅅ여행사, ㅇ사, ㅁ관광이 여러 개의 학교를 몇 년째 맡고 있었다. 한 업체가 같은 학교를 오랫동안 낙찰받아 오다가 사이사이 ㄷ여행, ㅅ관광 등 다른 업체가 들어간 때도 있었다.

최근 고가의 수학여행비 논란(본지 4월 19일 자 1면 보도)을 일으킨 수성구 A고등학교는 5년째 같은 여행사가 위탁계약을 맺고 있다. 다른 학교들도 한 업체가 3, 4년씩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지역 여행업계에선 "학교마다 해외 수학여행을 맡는 주인(업체)이 다 있다"고 말했다.

일부 여행업체가 해외 수학여행 계약을 독점하다시피 진행하면서 학생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이 학교마다 비슷하다. 가격 또한 해마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 간 담합 의혹이 나오는 까닭이다.

취재팀이 9개 학교의 학생 1인당 수학여행 경비를 알아보니 지난해 일본은 89만~102만원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111만~115만원으로 10~20% 이상 껑충 뛰었다. 중국 상품도 지난해 70만원대 중반에서 올해 80만~90만원대 후반까지 올랐다. 특히 올 들어 늘어난 대만행 수학여행은 지난해 80만원 중반대였던 것이 10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학교들이 해외 수학여행에 대해 공개입찰을 해도 가격 상승이 이뤄지는 것은 '2단계 경쟁 입찰' 구조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제안서를 통해 2, 3곳의 적격업체를 뽑고 나서 이들 업체만을 대상으로 가격 입찰을 해서 최저가 낙찰자를 선정하는 방식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학교 선정위원회가 평가한다고 하지만 염두에 둔 업체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며 "2단계 경쟁에서 적격업체를 2, 3곳으로 정한다고 공고를 내면 100% 내정 업체가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들은 "많은 학생이 이동하는 수학여행의 특성상 경험이 많고 검증된 업체를 고르려다 보니 특정 업체가 많이 선정되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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