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욕하고 수업 방해에 성희롱…교권 침해에 속병 드는 '스승'

대구서 작년 129건이나…치유센터 거친 교사 39명

"선생님에게 욕설을 하는가 하면 수업 방해에다 성희롱까지…. 학교에서 참 기가 막힐 일을 많이 당합니다."

해마다 스승의날은 어김없이 돌아오지만 교사들은 교권 침해에 속병이 들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구에서 시범 운영한 '교원치유지원센터'를 거쳐 간 교사가 무려 39명에 이른다.

대구시교육청은 작년 초'중'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권 침해 사례가 모두 129건에 이른다고 14일 밝혔다. 이 가운데 128건은 학생, 1건은 학부모가 일으킨 것이다. 교권 침해 유형으로는 폭언'욕설이 94건으로 가장 많고 수업 진행 방해 20건, 교사 성희롱 7건, 폭행 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대구 학교의 교권 침해는 2014년 264건, 2015년 197건으로 점차 줄고 있다. 하지만 적지않은 교사가 교권 침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각급 학교마다 선도위원회를 열어 학생 징계를 한 경우를 집계한 것이어서 실제 교권 침해 사례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대구 모 중학교에서는 한 남학생이 점심시간에 교무실로 찾아가 여자 친구의 담임인 여교사를 주먹으로 때릴 듯이 위협하며 폭언과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여자 친구 화장이 짙다며 교사가 지도한 일을 문제 삼았다. 이 남학생은 교무실 밖에서 대기하라는 교사 지시에 복도로 나가서도 여교사와 교감에게 폭언'욕설을 하며 유리창과 기물을 부쉈다.

교육부가 전국 4곳에 시범 운영하는 교원치유지원센터를 찾은 교사들은 상담전문가, 위(Wee)센터, 대학병원 등에 위탁돼 최소 3, 4회에서 많게는 12회까지 상담과 치료를 받았다. 대구시 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권 침해 사실이 드러나도 가해자 처분이 미약하거나 강제성이 없을 뿐 아니라 고발 조치 등 교육청 대처도 미흡하다"며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법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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