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기업 가격 결정·합의 강요" 34.9%…중소제조업체 300곳 조사

62.8% 대응 못하고 수용…45.3% 자율적 상생협약 필요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단가 협상 시 대기업의 일방통행식 부당 단가 결정 행위에 여전히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박성택)는 납품단가 협상이 연초에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지난 3, 4월 동안 대기업과 거래하는 중소제조업체 300개사를 대상으로 '하도급거래 부당 단가결정 애로조사'를 실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조사대상 업체의 14.3%가 부당 단가 결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업종별로는 조선이 19.3%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전기'전자(15.9%), 자동차 (13.3%)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부당 단가 결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업체 중 34.9%가 '대기업이 일방적으로 단가를 결정한 후 합의를 강요했다'고 응답했다. '대기업이 지속적인 거래관계 보장을 전제로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결정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23.3%였다.

대기업이 부당하게 단가를 결정하는 이유로는 '과도한 가격 경쟁'(58.1%)이 가장 많았다. 이어 '경기 불황'(14.0%), '업계 관행'(11.6%) 등이 꼽혔다.

납품단가 협상 시기는 많은 경우 1월(50.6%), 12월(14.9%), 3월(11.9%)에 이뤄졌다. 수시로 협의(50.3%)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다음이 1년 주기(40.3%)였다.

협력업체들은 부당한 단가 결정에도 별다른 대책 없이 수용(62.8%)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조공정 개선을 통해 부당 단가 결정에 대응한다고 응답한 업체는 9.3%에 그쳤다. 대기업의 가격 경쟁에 따른 부담이 협력업체로 전가돼 중소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제조원가를 구성하는 요소 중 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납품단가에 가장 반영이 되지 않는 항목은 노무비(47.9%)였다. 그다음은 재료비(38.7%)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당하게 납품단가를 결정하는 행위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업체가 바라는 정책 방향은 '자율적인 상생협약 유도'(45.3%), '판로 다변화'(19.0%), '모범 하도급업체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19.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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