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염색산단 악취 싹∼ 걷어내고 복지시설 건립

서구청 대기개선 대대적 투자…업체 구조고도화·비수계 염색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악취로 인한 환경문제(본지 3월 20일 자 1, 3면 보도)가 불거지자 대구 서구청이 본격적인 대책 수립에 나섰다. 오는 2030년을 바라보고 수립 중인 '2030 서구장기발전계획'에 염색산단 환경문제 개선안이 대거 포함된 것.

서구청은 지난 2일 '2030 서구장기발전계획' 공청회를 열고 주민 의견을 수렴했다. 3대 미래상과 12대 전략과제로 요약된 이날 공청회에서는 그동안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염색산단 대기 개선에 대한 계획이 제시됐다.

'염색산단 밸류플러스 프로젝트'로 이름이 붙은 해당 계획안에는 염색산단의 구조고도화를 지원하고 주민들의 복지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실제 염색산단의 환경문제는 서구 주민들의 주요 관심사로 지난해 발전계획 수립에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서구 주민 25.9%가 환경 친화적인 방향으로 도시가 발전하기를 희망한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발전계획을 수립한 대구경북연구원에 따르면 염색산단 밸류플러스 프로젝트의 핵심은 염색산단 업체들의 구조고도화 지원이다. 일부 업체들의 미비한 악취 저감시설을 교체하고 악취 배출업소의 지도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대구시가 추진 중인 물 없는 컬러산업을 통해 친환경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것. 현재 비수계(非水系) 염색은 기존 염색 공정에 비해 폐수 배출을 80% 이상 줄이고 에너지 소비 또한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발표를 맡은 대구경북연구원 이상인 박사는 "염색산단이 위치한 비산7동은 주거지역과 저층 아파트도 적잖이 섞여 있어 주민 건강을 위한 환경 개선이 중요하다"며 "앞서 제시된 구조고도화 지원 외에도 달서천 하수처리장과 염색산단 폐수처리장 등 환경시설을 지하화하고 서대구KTX 역사가 들어서면 이전할 북부정류장 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염색산단 인근 비산7동 주민을 위한 복지시설도 들어선다. 오는 12월 준공돼 내년 상반기 개관할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행복나눔발전소는 주민 건강과 복지에 중점을 두고 운영된다. 행복나눔발전소에는 염색산단보건센터도 들어서 주민들과 근로자의 보건교육 및 상담, 방문보건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구청 관계자는 "염색산단에서 배출되는 악취와 폐수로 인한 주민들의 생활환경 악화 우려가 큰 상황에서 주민을 비롯해 염색산단 근로자를 위한 복지지원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구경북연구원은 이날 공청회를 통해 개선점을 보완한 후 이르면 7월 말 최종보고서를 서구청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 박사는 "이날 나온 내용은 장기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수준"이라며 "향후 구체적 사업에 대해서는 대구시나 구청에서 개별 용역을 발주한 뒤에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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