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졸 간판보다 전문대로 U턴 포스코 취업…작년 포철 제강부 입사 배진모 씨

인문계 포기 2년제 진학, 기업실무 익혀 '미스매칭'에 도전

'4년제 대학 졸업을 포기하고 전문대에 재입학해 취업에 성공한다.'

취업을 고민하는 대학생이나 대학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고, 생각했을 법한 얘기다. 올 들어 청년실업률이 통계작성 이후 최고치인 11.2%를 기록하는 등 갈수록 심각성을 더하는 현실에서 이런 얘기는 청년들에게 더욱 간절하게 들린다. 하지만 성공이 확실히 보장되지 않는다는 두려움에 선뜻 선택할 길은 아니다. 그런 청년들에게 배진모(28) 씨는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배 씨는 2009년 고교 졸업 이후 남들처럼 4년제 대학 인문학계열에 진학했다. 별다른 꿈을 꾸기보다는 학점을 잘 받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면, 직장을 얻고 결혼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2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다녀온 그는 이때까지도 여느 청년과 다르지 않게 복학해 학점에 매달렸다.

그러던 중 취업이 걱정이라는 대학 선배들의 하소연을 듣게 됐다. 졸업과 취업 사이의 기간이 길면 길수록 취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졸업 시기를 늦춰야 할 것 같다는 고민, 청년실업률, 전공 과목과 연관된 회사의 취업률 등 그는 생각도 못해본 걱정들이었다. 선배들의 고민은 곧 그의 고민으로 찾아왔다. 배 씨는 "취업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 취업은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문턱이 상상 이상으로 높았다. 이대로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좌절보다는 새로운 길을 찾기로 했다. 이렇게 도전하게 된 것이 4년제 대학 졸업장을 포기하고 2년제 대학에 다시 입학하는 것이었다. 그가 잡은 목표는 포스코 취업. 그는 청년실업률도 문제지만, 기업체도 현장실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찾지 못하는 이른바 '미스 매칭'에 초점을 두고 도전을 시작했다.

이에 그는 2014년 선린대 제철산업계열에 입학해 철강제조 분야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지나간 5년 세월을 만회하고자 온 힘을 쏟았다. 그가 취득한 자격증은 제선'제강'압연 기능사, 침투비파괴검사 기능사, 금속재료산업기사, 공유압 기능사, 설비보전 기능사, 기계정비산업기사 등 10여 개나 됐다. 그뿐만 아니라, 철강제조 분야에서 중요한 산업안전 산업기사를 취득하는 등 기업이 원하는 요건을 갖춰나갔다. 그리고 지난해 그는 목표였던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강부에 입사해 꿈을 이뤘다.

배진모 씨는 "실업률이 높다고 하지만, 목표를 분명히 하고 노력하면 기회가 찾아오게 되는 것 같다"며 "제강기술자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해 회사와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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