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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현장소통 시장실 운영] 칠성시장 마트 입점 철회 시작으로 329건 시민 근심 덜었다

2014년 7월 취임 직후 칠성시장에서 처음 열린 현장소통 시장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상인들의 얘기를 들으며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2014년 7월 취임 직후 칠성시장에서 처음 열린 현장소통 시장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이 상인들의 얘기를 들으며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동구 안심연료단지 현장소통 시장실에서 권 시장이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 피해, 연료단지 관련 민원을 듣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 동구 안심연료단지 현장소통 시장실에서 권 시장이 인근 지역 주민들의 건강 피해, 연료단지 관련 민원을 듣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 동구 도동측백수림 주차장 현장소통 시장실에서 권 시장은 천연기념물 1호인 도동측백수림 보존을 위해 인근을 통과하는 4차순환도로 구간의 터널화 실시설계 변경안을 정부에 정식 요청하기로 지역 주민과 합의했다. 대구시 제공
대구 동구 도동측백수림 주차장 현장소통 시장실에서 권 시장은 천연기념물 1호인 도동측백수림 보존을 위해 인근을 통과하는 4차순환도로 구간의 터널화 실시설계 변경안을 정부에 정식 요청하기로 지역 주민과 합의했다. 대구시 제공

권영진 대구시장은 취임 직후 '오로지 시민행복, 반드시 창조대구'를 시정 비전으로 제시했다. 민생이 안정되지 않으면 그 어떤 정책도 효과가 없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시였다. 현장소통 시장실, 시민원탁회의, 주민참여 예산제, 개혁시민위원회 등 대구시와 시민이 함께 결정하고 책임지는 대구형 시정 자치 정책들이 줄줄이 태어난 배경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현장소통 시장실'의 성과가 눈에 띈다. 2014년 7월부터 3년간 79곳에서 열려 총 329건의 민원이 접수됐고, 대부분 안건에 대해 대안 제시 및 합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시민 한 명 한 명의 문제가 시장의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현장소통 시장실의 성과를 되돌아봤다.

◆현장에서 답을 찾는다

권 시장이 달려가는 현장은 대부분 현안 해결이 시급한 지역이거나 집단 민원이 발생한 곳이다. 2014년 7월 15일 북구 칠성시장을 첫 현장소통 시장실 무대로 정한 까닭도 그랬다. 당시 칠성시장에서는 대형 식자재마트가 들어오는 것에 대해 시장 상인들이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첫 현장소통 시장실에서 권 시장은 시장 상인들과 마트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했고, 결국 마트 입점 철회를 이끌어냈다. 이후 동구 안심연료단지에서 열린 천막 현장소통 시장실에는 시민 200여 명이 몰려 시민들의 시정 참여에 대한 높은 욕구를 실감케 했다. "연탄공장 인근에 사는 바람에 어머니가 폐 질환을 앓게 됐다는 한 주민의 안타까운 사연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는 권 시장은 이날 안심연료단지 폐지와 이전터 개발 공동 노력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2016년 9월 북구 매천시장에서 열린 현장소통 시장실은 당시 뜨거운 감자였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문제가 화두였다. 한 상인이 "매천시장은 과거 칠곡 지역에서 농사짓던 농민과 인근 팔달시장, 원대시장, 칠성시장 상인들이 모여 만들었다. 그런데 시장이 이전된다는 얘기가 많아 걱정이다. 이 자리에 존속하게 해달라"고 요청하자 권 시장은 즉석에서 이전과 리모델링 여부를 두고 설문조사로 답을 찾기도 했다.

◆어떤 민원 해결했나

칠성시장에서 식자재마트 입점 철회를 이끌어 낸 현장소통 시장실은 이후에도 적잖은 민원 현장에서 오래된 숙제를 풀어냈다. 차량등록사업소에서 열린 현장소통 시장실에서는 매매 상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차량등록사업소 북부분소를 M월드에 열었다. 이와 함께 성서 행정타운 임시주차장 노면 정비, 성서경찰서 진출입 보행 통행로 개설 문제도 함께 해결했다

또 만촌1'2동, 황금2동 도시가스 보급 문제는 추후 공급을 완료하는 것으로 결론 냈다. 이 밖에도 신암동재정비촉진지구에서 열린 현장소통 시장실을 통해 시는 재정비촉진 계획변경안에 주민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생활문화가로, 공원 등 기반 조성 지원'해제 지역은 선도사업 또는 마을만들기사업으로 추진 등의 전환을 이뤘다.

시에 따르면 현장소통 시장실을 통해 해결된 민원은 ▷염색산단 주변 악취 제거 합리적 방안 합의 ▷상리동 '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 악취 해소 보완 대책 마련 ▷새동네 지반 침하 안전도 검사 실시 ▷옥포초교 스쿨존 시설 개선 ▷화원동산 관리권의 달성군 이관을 통한 관리 주체 일원화 ▷테크노폴리스 내 급행노선 증편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칠곡시장 활성화 지원 ▷쪽방상담소 인력 증원 ▷팔달신시장 쓰레기 처리비용 개선'LED가로등 교체 추진'시장 입구 횡단보도 폐지 철회 ▷4차순환도로 도동측백수림 인근 통과구간 터널화 추진 ▷안심연료단지 폐지와 이전터 개발 공동 노력 합의, 연료단지 인근 주민 건강검진 전문병원 지원 방안 검토 등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자체 조사에서 현장소통 시장실에 대한 주민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왔다. 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는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올해는 청년 가려움 긁어준다

권 시장은 2017년 현장소통 시장실 방향을 '청년들의 가려움을 긁어주는 데' 맞췄다. 유난히 긴 불황 터널을 이겨나가는 대구 청년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첫 현장소통 시장실을 지난달 22일 남구 영남이공대학에서 연 이유다.

이날 권 시장은 대학생 300여 명을 대상으로 시정에 대한 공감과 소통에 대해 2시간가량 의견을 나눴다. 대학생들의 관심은 단연 일자리였다. 권 시장의 특강에 이은 질의응답 시간에 많은 학생들은 대구시의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해 묻고 또 물었다. '인간에서 로봇 중심으로 변화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오히려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 대구시의 대책은?' '대구가 역점 추진하는 미래형 자동차산업 육성에 따라 소프트웨어'콘텐츠 분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가?' '푸드트럭 등 청년창업 분야에 시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등 젊은이들은 당장 처한 현실의 고민을 서슴없이 쏟아냈다.

최근 현장소통 시장실이 열린 수성구 수성대학, 달서구 대구공업대학에서도 청년들의 관심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일자리 대책'에서부터 '지역 인재의 탈대구 현상에 대한 대책' '청년수당, 청년들을 위한 주거대책' 등 다양한 청년지원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권 시장이 현장소통 행선지로 대학을 집중 선택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국정과제 1호로 서명한 '일자리위원회 설치'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청년을 잡아야 국가(도시)의 미래가 있다'는 시대적 소명에 대해 문 대통령과 권 시장이 공감하고 적극 대처하는 차원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권 시장은 "대구시에 청년정책과를 올해 처음 신설하는 등 청년들의 고민을 열심히 듣고 함께 대안을 마련하겠다"며 "좋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청년들이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창업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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