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문화 배우고 한국 전 세계 알려요"

주한외국인나눔공동체 결성 전국서 12개국 20여명 모여 풍물·음악 등 안동 문화 흠뻑

미국, 프랑스, 필리핀 등 외국인 원어민 교사로 구성된 주한외국인나눔공동체(회장 권대경) 회원들이 지난 10일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전통시장을 홍보하고자 공연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미국, 프랑스, 필리핀 등 외국인 원어민 교사로 구성된 주한외국인나눔공동체(회장 권대경) 회원들이 지난 10일 안동 문화의 거리에서 전통시장을 홍보하고자 공연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지난 10일 늦은 오후, 차 없는 거리로 유명한 안동시 삼산동 문화의 거리 공연장에는 푸른 눈과 갈색 머리의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악기인 장구와 북으로 신명나는 풍물공연을 선보였다. 흥겨운 가락에 맞춰 추임새를 넣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장구와 북을 치는 외국인들의 모습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스러웠다.

이들은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들로 전통문화를 배우고 안동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구시장 글로벌 명품시장에 참여해 홍보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2월 안동에서 결성된 '주한외국인나눔공동체'(이하 KISS'Korea International Sharing Society). 전국 각지에서 모인 12개국 20여 명의 외국인 회원들은 스튜어디스 출신 권대경 대표와 함께 '한국을 세계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장 주된 활동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배우고 이를 자신의 나라에 홍보하는 것.

이들은 밤낮으로 안동지역을 돌며 전통시장에서 안동찜닭 조리과정을 지켜보거나 고등어에 소금을 치는 상인들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바쁘다. 이렇게 촬영된 사진과 지역 정보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실시간 전 세계로 전파시킨다.

KISS 회원들은 한국에선 원어민 교사라는 공통된 일을 하고 있지만, 고향에서는 작가, 사진가 등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이다. 이들의 다양한 직업과 인맥 덕분에 SNS에 게시된 홍보물은 국내'외에서 다양하게 전파되고 있다. 최근에는 작가 출신 회원의 홍보로 프랑스 지역 언론에서 이들의 활동과 함께 안동을 소개하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KISS 회원들은 지역에 대해 이해하고 심도있게 홍보하고자 전통문화를 배우는 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각자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목요일 밤이면 어김없이 안동의 한 복지관에 모여 한국의 가락인 풍물의 매력에 흠뻑 빠진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대단한지 외국인 회원의 출석률이 한국인보다 좋다고 한다.

미국에서 온 데릭 씨는 "경쾌한 리듬감에 몸이 절로 움직이고 스트레스가 사라진다"며 "이런 훌륭한 문화는 나누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언어적 장점을 살려 탈춤페스티벌과 같은 국제행사에서 통역봉사자로 참여하거나 한국 동화책을 영어로 번역해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에 전달하는 등 다방면으로 재능나눔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안동시도 지난해 4월 KISS 회원들을 안동시 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지금은 안동 구시장연합 글로벌 서포터스로 활동하고 있다.

권대경 주한외국인나눔공동체 대표는 "영어카페에서 만나 문화교류 차원에서 모인 회원들이 어느덧 안동 홍보대사로 변모해 활발하게 활동을 하게 됐다"며 "'한국을 세계로'라는 슬로건에 맡게 앞으로는 안동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활동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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