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압독국 최고 지배자 무덤, 경산서 원형 상태로 발견

도굴 안돼 매장 복식 그대로

경산시 임당동
경산시 임당동'조영동 고분군(사적 516호) 내 임당 1호분에서 은제허리띠와 금동관모 등이 온전한 형태로 발굴됐다. 1천500여 년 전 삼한시대의 소국인 압독국(押督國)을 다스린 최고 지배층의 것으로 추정된다. 경산시 제공

1천500여 년 전 삼한시대 경산시 압량면 일대에 있던 압독국(押督國)의 최고 지배자 것으로 보이는 무덤이 발굴됐다. 재단법인 한빛문화재연구원은 임당동'조영동 고분군(사적 516호) 내 '임당 1호분'에서 매장 당시 복식을 그대로 갖춘 압독국 최고 지배자의 무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금동관모와 은제허리띠 등이 온전한 형태로 남아 있고, 금제귀걸이를 착용한 어린이 순장자 인골 등이 확인돼 삼국시대 지방조직 연구와 상·장례 및 순장풍속 등의 연구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은 각각 1982년과 1987년에 처음 발굴됐고, 이후 일대에서 무덤 1천500여 기가 발견됐지만 큰 무덤은 40여 기로 대부분 도굴되거나 훼손돼 원형을 유지한 지배층 무덤은 거의 없다.

임당 1호분은 전체 고분의 절반 정도만을 조사했는데, 암광목곽묘(岩壙木槨墓: 암반을 굴착해 무덤 구덩이를 만든 후 시신과 유물을 부장하기 위한 나무덧널을 내부에 축조하고 봉분을 씌운 무덤 형태) 2기(1A호, 1B호)가 드러났다. 이 중 먼저 축조된 1A호는 도굴 피해를 입지 않아 매장 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했다.

1A호분 바닥에서는 은제허리띠, 순금제 가는고리귀걸이, 금동관모와 관장식, 고리자루칼 등 당시 최고 지배자를 상징하는 금공품을 착용하고 머리를 동쪽으로 향해 누운 주인공이 확인됐다. 아울러 주인공 발치에서도 금제 귀걸이를 착용한 어린아이 인골 1점이 확인됐는데, 순장자로 추정된다.

이곳에서 발견된 금속공예품과 은장식 고리자루큰칼 등으로 미뤄볼 때 무덤의 주인공이 압독국(押督國) 또는 압량소국(押梁小國)의 최고 지배세력인 '간층'(干層)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가는고리귀걸이를 착용하고 고리자루큰칼 등 3자루의 칼이 함께 묻힌 점으로 미뤄 남성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빛문화재연구원 김용성 박사는 "임당 1A호분은 도굴되지 않아 고분 축조 당시의 유물 부장 상태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양한 금속공예품과 토기자료, 어린이 순장자 인골 등을 통해 삼국시대 상장례와 순장풍속 등 고분문화 및 지역사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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