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서 만난 경제학과 출신의 제자는 은퇴 후 그림을 배워 동양화 연구소장이 되고서는 '이제야 행복하다'며 웃더군요."
김형석(98) 연세대 명예교수는 30일 매일신문 11층 강당에서 열린 '매일 탑 리더스 아카데미'에서 '100세 인생 품위있게 살기'를 주제로 강연했다.
지난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2015년 기준)은 82.1년이다. 소위 '100세 시대'로 일컬어지는 오늘날, 김 교수는 "제2의 인생은 60세부터"를 외치며 전국의 강단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그는 회갑을 맞은 이에게 '저 친구 철도 들지 않았는데 벌써 회갑이다'고 농담을 던진 동료 교수의 일화를 소개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50대에는 일은 많이 하지만, 인간적으로 미성숙하더라"며 "나이 60세가 되면 비로소 내가 나를 믿을 수 있고, 사회인으로서 내 인생에 대한 평가도 이뤄진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인생에서 60세를 '삶의 기점'으로 봤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내가 활동하는 '사회공간'이 넓어지다가 60세를 기점으로 차츰차츰 줄어든다"며 "나이가 들어도 사회에 대한 관심과 내가 활동하는 '사회공간'을 잃지 않는다면 사회적으로 충분히 도움을 주며 보람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독서, 취미활동, 일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제2의 인생은 없다"면서 특히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콩나물에 물을 주듯 독서를 통해 자신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일본 등 5개 강대국의 공통점은 국민들이 독서를 한다는 것"이라며 "한국 역시 어른들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들여 후손에게 물려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내가 나를 위해 살면 남는 게 없고, 더불어 살면 그보다 행복한 것이 없다"고 했다. 이는 내가 사는 이웃과 공동체에 대한 사랑에서 더 나아가 국가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진다. 그는 "정치를 하는 사람 역시 나를 위해 정권을 사랑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사랑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60세부터 인생을 다시 시작하면 적어도 75세까지는 사람은 성장한다"며 "인생의 황금기는 60세부터 성장이 끝나는 75세까지"라고 정의했다. "나는 70대에 들어서야 철학에 관한 책을 썼습니다. 누군가 내게 언제 가장 행복했느냐고 물으면 75세즈음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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