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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으로 잡는 건강] 지속적인 손목 통증 '손목 건초염'

50대 여성 A씨는 최근 들어 손목이 자주 아프다. 최근 출산한 딸을 위해 집 안 살림을 도와주다 보니 부쩍 통증이 심해졌다. 딸도 출산 후 아이를 안다 보면 순간적으로 심한 손목 통증이 느껴진다고 했다. 두 모녀는 관절 전문 병원을 찾았다가 같은 진단을 받았다. 바로 '손목 건초염'이다.

사람은 평생 온몸의 관절 이곳저곳에서 통증을 경험할 수 있다. 그중 특히 여성에게서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통증들이 존재하는데, 그중의 하나가 바로 손목 건초염이다. 이는 손목 주변의 힘줄들을 감싸고 있는 막에 생긴 염증을 뜻한다. 특히 엄지손가락과 손목이 연결되는 부위에서 통증이 주로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손목 건초염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5년 사이에 28% 이상 증가하였으며 10명 중 7, 8명이 여성 환자였다. 이는 여성이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손목 관절이 약한 데다 집안일을 하느라 손목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탓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이 급속도로 보급돼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도 원인으로 추측할 수 있다.

손목 건초염에 걸리면 손목이나 엄지손가락을 움직일 때 주로 통증을 경험한다. 처음에는 잠깐씩 통증이 느껴지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젓가락질이나 글씨 쓰기가 힘들어질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손목 주변이 붓기도 하고, 살짝만 눌러도 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한의학에선 손목 건초염을 비증(痺證)으로 본다. 장경악(張景岳)의 저서인 '경악전서'(景岳全書)에 따르면 모든 비병은 막혀서 생기는 것(不通)으로 병적인 요인 때문에 혈과 기가 막혀 통하지 않아 아픈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폐경기 여성이나 출산 후 여성과 같이 관절 조직이 약해진 상태에서 손목을 많이 쓰는 경우 흔히 발견된다고 본다.

이러한 한의학적 관점에 따라 손목 건초염에는 근육의 이완을 통해 통증을 개선하고 통락(通絡) 작용을 하는 침 치료나 염증을 억제하고 통증을 줄여주는 약침 치료법을 활용한다. 경우에 따라 한약 처방을 통해 증상을 개선하거나 약화한 힘줄을 보강하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손목의 통증을 목, 허리, 무릎처럼 큰 관절의 통증처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손목은 우리 몸의 관절 중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관절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불편하다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초기에 전문 병원을 찾아 정확히 진단, 치료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손목 건초염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선 손목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아껴줄 필요가 있다. 어쩔 수 없이 손목을 많이 사용해야 한다면 잠깐씩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는 게 좋다. 손목 사용 전후엔 엄지손가락과 손목을 부드럽게 스트레칭해주는 것이 좋고, 통증 부위 주변을 따뜻하게 찜질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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