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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특별시 메디시티 대구] 360년 약령시 비전에 로봇진료 접목…해외 환자 연 30% 증가

대구는 300년이 넘는 약력시 전통을 바탕으로
대구는 300년이 넘는 약력시 전통을 바탕으로 '메디시티 대구'를 표방하며 대한민국 대표 의료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그 중심에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이 있다. 국내 최초 대구의료관광창업지원센터 개소와 의료관광 통역사 협동조합 창립 등 각종 사업을 벌이고 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제공

대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의료도시다. 300년이 넘는 약령시의 전통을 바탕으로 서양의학이 뿌리내렸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병원이 있는 대구에는 수많은 의료 기관과 인력이 포진해 있다. 지역민이 지역의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비율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이유이다. '메디시티 대구'라는 브랜드가 자리를 잡고 있다. 신성장 동력으로 의료산업이 주목받는 것이다. 해외 환자들도 대구를 찾고 있다. 나아가 첨단의료 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해 의료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치료와 치유의 도시, 대구

대구의료의 역사는 360여 년 전 약령시에서 출발했다. 대구 약령시는 효종 임금에 의해 설치된 3개의 약령시 중 가장 번성했다. 지금도 도심에서 전통과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대구에는 860여 개의 한방병'의원과 한약진흥재단, 한의기술응용센터, 한방산업지원센터 등과 같은 전문 연구기관이 있다.

대구는 서양의학에서도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1899년 설립된 동산의료원(제중원)과 1907년 문을 연 경북대병원(동인의원)은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병원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병원들을 중심으로 수준 높은 서양 의술을 가장 먼저 펼친 현대 의학의 선도 지역이다.

의료 인력의 산실이기도 하다. 인근 지역을 포함해 7개 의과대학을 중심으로 연간 7천여 명의 의료 인력이 배출되고 있다. 의사와 약사, 한의사 등 전국 의료 인력의 약 20%가 대구에서 배출됐다.

빼어난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구는 현재 5개 대학병원을 비롯해 3천500여 개의 의료 기관에서 2만1천여 명의 인력이 의료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는 서울을 제외하고 전국 1위다. 지역 거주 환자가 자신의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의료서비스 이용률'이 91.5%로 17개 시도 중 1위를 자랑한다.

대구는 2009년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하면서 '메디시티 대구'라는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최고 수준의 의료 산업과 연구개발 허브를 표방하며, '대한민국 의료특별시'를 현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민'관 거버넌스 기구인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대구의료관광진흥원,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등이 힘을 합쳤다.

◆의료산업의 기둥, 메디시티대구협의회

2007년 대구의 의료인들이 의기투합했다. 의료산업을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다. 의사와 약사, 간호사, 한의사, 치과의사 등 5개 보건의료단체와 5개의 대형병원 기관장들이 뜻을 모아 '보건의료협의회'를 설립했다. 직종 간에 갈등이 적지 않은 보건의료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다.

이어 대구시와 대구경북병원회는 2008년 '메디시티 대구'라는 브랜드를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의료산업 신성장 동력 창출과 글로벌 수준의 선진의료 서비스 제공을 통한 대한민국 의료특별시 실현"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실현하는 첫 걸음으로 같은 해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유치하고, 2012년 '메디시티대구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산하에 기획위원회와 의료질향상위원회, 의료서비스개선위원회, 의료관광산업위원회 등을 뒀다. 매월 분과 위원회별로 의제를 토의한 후 결정한 사항은 대구시 의료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의료 서비스 지표와 환자 안전관리 지표를 개발하고, 친절 우수 병원과 환자경험 중심의 병원 혁신, 베스트 의료인 프로젝트 등을 통해 환자 중심의 의료 서비스로 전환했다.

병원 간의 협업사업으로 의료기관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공동세탁물처리공장 운영과 첨복단지 입주기업 제품 우선구매 지원, 의료 5개 단체 공동 해외 나눔의료 봉사활동, 병원 간 의료정보교류시스템 등이 있다. 나아가 지역 의료기관 내 미사용 의료기기를 저개발국에 무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해외 환자들이 찾아오는 '의료관광

'메디시티'라는 브랜드가 점차 자리를 잡으면서 대구를 찾는 해외 환자들이 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이 있다. 지역의 5개 대형병원과 중소병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의료관광진흥원은 2011년 설립된 대구의료관광발전협의회를 2014년에 확대'개편한 조직이다. 현재 의료관광과 관련한 병원안내, 통역, 숙박, 교통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의료관광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의료관광진흥원에 따르면 2009년 2천816명이던 해외환자 유치실적은 2015년 1만2천988명으로 매년 30% 이상씩 성장했다. 2016년에는 비수도권 최초로 2만명(2만1천100명)을 돌파했고, 지난해는 중국 사드의 여파에도 2만1천867명을 기록했다.

의료관광진흥원은 해외 홍보센터 구축에 공을 들였다. 2018년 현재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캐나다, 카자흐스탄, 러시아, 필리핀, 몽골 등 8개 국가에 16곳의 대구의료관광 홍보센터가 들어서 있다. 이들 홍보센터는 현지 마케팅을 통해 의료관광의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시는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대표적인 사업이 의료관광 선도의료기관 지정'운영이다. 지역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에게 의료사고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시는 3천여 개의 의료기관을 엄격하게 심사해 47개 병'의원을 지정했다.

이들 병원은 의무적으로 의료사고책임보상 보험에 가입했고, 시는 별도로 민간보험회사의 책임보험에 가입했다. 또 외국인 환자 의료분쟁 보상시스템을 마련하고자 2014년 의사와 변호사, 공무원으로 구성된 '대구시의료분쟁조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사고가 발생하면 위원회에 신고해 행정'재정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김승호 대구의료관광진흥원 사업본부장은 "앞으로 시장정보 수집'분석한 뒤 컨설팅과 자문을 함으로써 지역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리며 "장기적으로는 해외에 100개 합작병원을 설립하고 100만명 의료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은 해외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한국-베트남 다낭 병원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식.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제공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은 해외 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한국-베트남 다낭 병원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식.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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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메디시티 대구'를 표방하며 대한민국 대표 의료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양한방 통합 진료 모습.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제공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통역사 협동조합을 창립하는 등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제공
메디시티대구협의회와 대구의료관광진흥원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통역사 협동조합을 창립하는 등 외국인 환자 유치 사업을 벌이고 있다. 메디시티대구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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