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우리 고장의 문화와 전통을 배우는 일은 지역민으로서 건전한 정체성을 갖고 애향심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 대구를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 되어야 대구의 미래를 이끄는 인재가 돼 고장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은 지역 문화유산을 활용해 학생들이 우리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도록 2011년부터 근대골목에서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대구사랑 골목탐방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매일신문은 근대골목을 돌아보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초'중'고 학생의 모습을 총 네 차례에 걸쳐 기획 시리즈에 담았다. 근대골목에서 역사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갖고 지역에 대한 마음가짐이 변화되어 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대구 역사를 통해 자긍심을 갖는 아이들
대구는 역사적으로 대한민국의 문화적 뿌리이자 우리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한 축을 담당했다.
전란으로 나라가 어려울 때는 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한 의병활동이 일어났다. 조선시대에는 걸출한 학자와 문인들을 배출하면서 인재 배출의 요람으로서 명맥을 이어갔다.
이 밖에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과 1960년 자유당 정권의 독재에 항거해 대구의 고등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일으킨 2'28민주운동을 통해서는 지역민의 자긍심을 높이기도 했다.
한편, 전쟁의 피해가 적어 근대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보존된 대구는 과거와 현대의 건축물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도시이기도 하다.
이 같은 대구의 정신과 문화유산은 청소년기 대구시민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좋은 교육자료가 된다.
하지만 최근 보수성, 배타성으로 대표되는 지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높아지고, 학업과 일자리로 고장을 떠나는 젊은 층이 많아지면서 고장에 대한 자긍심은 찾아보기가 어려워진 실정이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학생들에게 고장의 역사를 가르쳐 어린 시절부터 대구시민으로서 긍지를 키워주고자 다양한 활동으로 대구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올 초에는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해 고등학생 800여 명이 옛날 교복을 입고 대구 시내를 걷는 거리재현 행사에 참가했다. 지난 6월 개관한 대구교육박물관을 통해서는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어려운 시절을 살아가면서도 학업의 열정을 놓지 않았던 대구 학생들의 모습을 알려주고 있다.
◆근대골목에서 고장을 새롭게 보는 학생들
대구 도심에 자리한 근대골목은 타지에서도 찾는 지역의 대표 관광 브랜드가 됐다. 대구의 골목 곳곳을 걸으며 근대 역사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근대골목은 대구의 역사적 숨결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이 2011년부터 8년째 진행하는 '대구사랑 골목탐방 체험학습'은 소중한 지역 문화유산 속에서 이루어지는 '교실 밖 수업'의 대표적 모습이다. 학생들은 근대골목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미처 몰라봤던 대구의 모습을 새롭게 본다.
대구사랑 골목탐방 체험학습은 초'중'고 학교급별 수준에 맞게 맞춤형 체험학습 형태로 진행된다.
초등학생은 이상화'서상돈 고택, 대구근대역사관, 계산성당 등이 포함된 네 가지 골목탐방 코스를 돌아보면서 우리 고장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자부심을 되새긴다.
중'고등학생들은 팀 단위로 근대골목에서 'RPG(Role Playing Game) 프로그램' 미션을 수행하며 진골목, 경상감영공원 등을 살펴본다.
또 근대골목과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하는 중'고등학생들은 깊은 조사와 연구 활동을 통해 근대골목의 새로운 모습에 눈 뜨는 계기가 된다.
근대골목 프로그램을 경험한 많은 학생은 "대구에 살았지만 이런 곳이 있는 줄은 그간 몰랐다"는 반응을 쏟아낸다.
또 초'중'고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대구시와 중구청에서 추진하는 근대골목 관광산업의 활성화 방안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
올해는 초등학교 4~6학년 3천500여 명, 'RPG 프로그램' 중학교 32개교 3천189명, 찾아가는 해설사 19개교 1천532명, 도심 근대골목 동아리 지원에 참여한 중'고교 20개교 학생 294명 등 근대골목을 찾을 학생이 총 8천500명에 이를 전망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근대골목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협력활동으로 풀어가면서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융합적 사고를 기르게 되며, 대구의 과거, 현재, 미래의 모습을 통찰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며 "체험학습 참가 전, 그리고 사후활동의 연계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이 신장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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