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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6년 만에 출범한 대구권역외상센터, 시민 협조에 미래 달렸다

대구권역외상센터가 20일 경북대병원에 공식 문을 열었다. 권역외상센터는 중증외상환자 긴급 수술과 집중 치료에 필요한 인력과 장비, 시설을 두루 갖춘 전문치료기관이다. 그동안 365일 24시간 운영 체제로 외상환자에 특화된 시설이 대구에는 없어 교통사고 환자 등 소중한 생명을 잃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다행히 대구센터 개소로 이제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을 예방 가능한 수준까지 낮출 수 있게 돼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우리나라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은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높다. 미국이 15%, 독일이 20% 수준인 데 반해 현재 한국은 35% 수준이다. 이는 전문치료시설 부재로 인해 중증외상환자 10명 중 3.5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뜻이다. 이를 선진국 수준으로 크게 낮추려면 신속한 환자 이송과 전문치료체계가 필수다. 비록 대구외상센터 개소가 한참 늦기는 했으나 그 중요성에 비춰볼 때 한시름을 덜게 된 이유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2012년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받은 경북대병원은 준비를 모두 끝내고 2014년 개소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외상센터 옥상에 응급환자 이송 헬기 착륙장 설치를 두고 인근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일정이 계속 지연됐다. 헬리패드는 외상센터의 핵심 시설인데도 외상센터 기능과 역할에 대한 낮은 시민 인식이 계속 발목을 잡았다. 건설업체 부도로 인한 공사 중단에다 센터와 인접한 경북대병원 본관이 사적지여서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 절차도 걸림돌이었다.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중 대구가 13번째로 문을 열게 된 까닭이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친 만큼 지역사회 외상관리의 중추기관으로서 빨리 제자리를 찾아 나가야 한다. 전문 인력 양성과 훈련도 주요 과제에서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외상센터 역할과 기능에 대한 시민의 이해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내 가족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전문치료기관이라는 인식을 갖고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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