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이 다음 주로 예정돼 있는 등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움직임들이 빨라지고 있다. 한반도 평화의 핵심인 북한의 비핵화를 향한 관련 당사국들의 발걸음에 속도가 붙고 있다.
비핵화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미국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간) 북한이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등 후속 조치 이행의 조건으로 '상응조치'를 요구한 데 대해 "비핵화가 먼저"라며 '선(先) 비핵화' 에 대한 기존 입장과 다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또 남북 정상의 '평양 공동선언'에는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참관'이 북미 간, 남북 상호 간에 '공유된 인식'이라고 밝혔다. 평양 공동선언에 명시되진 않았지만, 사찰과 관련한 '플러스알파'(+α)의 합의사항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헤더 나워트 대변인은 이날 국무부 브리핑에서 북한이 추가 비핵화 조치 이행을 위해 미국에 '상응 조치'를 요구한 것과 관련, "어떤 것도 비핵화 없이 일어날 수 없다"며 "비핵화가 가장 먼저"라며 '비핵화 우선' 원칙을 거듭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예정대로 오는 27일 북한 비핵화 문제 논의를 위한 유엔 안보리 장관급 회의를 주재한다고 나워트 대변인은 전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맞상대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을 내주 만나게 될 경우 북한의 모든 핵시설에 대해 리스트를 제출받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 "일단 첫 번째 단계는 남북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 매우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는 것으로, 우리는 한국과 매우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지만, 아직 면대 면으로는 만나지 못한 상황"이라며 내주 유엔총회 기간 이뤄질 한미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북한)이 준비된다면 즉시 협상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나워트 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이 전날 밝힌 오스트리아 빈에서의 북미 비핵화 협상 개최 시기와 관련, "현재로선 빈 스케줄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가진 게 없다"면서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수일, 수주 내에 많은 이들과 만나길 고대하는 건 확실하다. (빈으로) 떠날 준비가 된 채로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일(현지시간)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관련국들이 요구할 수 있는 북한의 핵 계획에 관한 검증 활동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프레드리크 달 IAEA 대변인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참관' 언급에 대해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달 대변인은 "아마노 유키야 IAEA 사무총장이 올해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한 성명을 포함해 여러 차례 언급한 대로, 국제원자력기구는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된 이래로 발전되는 관련 사항들을 긴밀히 지켜봐 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19일 성명을 통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영변 핵시설 참관을 언급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간 근본적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IAEA는 핵물질·핵시설에 대한 사찰·검증을 통한 원자력 기술의 군사적 전용 방지를 주된 임무로 하는 국제기구로,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가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21일 통화를 하고 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의 대북정책 등을 논의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외무성은 보도자료를 내고 "양국 외교부 장관은 통화에서 지난 18, 19일 열린 남북정상회담 결과도 참고하면서 향후 대북정책 방향을 면밀히 조율했다"고 말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도 21일 오전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제3차 남북정상회담 때 체결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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